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 등의 혐의로 3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소환했고, 소환된 박 회장은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4일 오전 1시께 귀가했다.
이날 오전 9시 50분경 검찰 출두 당시 박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답했지만 자신의 혐의는 완강히 부인했다. 특히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련이 있다.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현재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계열사, 협력사와 거래하면서 시세에 훨씬 초과된 정도로 원가비용을 지급한 뒤 차액을 다시 돌려받는 방법을 사용하여 최대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또한 2009년 6월 2009년 6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과 아들이 보유하던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박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한 뒤 보냈으며 박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4일 오후 박 회장을 재소환 하기로 했다.
피곤한 모습의 박 회장은 조사를 마친 뒤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각종 혐의에 대해) 검찰에 성실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관련 여부를 진술했는지 묻자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하며 대기 중이던 승용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