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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스위스은행 UBS가 한 직원의 임의매매로 20억弗이라는 거액의 손실을 보고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번 사태를 일으킨 문제의 직원은 크웨크 아도볼리(사진)라는 사람인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임의매매를 한 직원이 31살의 크웨쿠 아도볼리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UBS 런던 지점의 상장지수펀드(ETF)담당자로 일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그는 UBS 런던 지점의 `델타 원(Delta One)`이라고 불리는 주식데스크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다. 아버지가 유엔 직원인 그는 유복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으며, 연간 학비가 1만9635파운드(약 3430만원)에 달하는 영국 웨스트요크셔 소재 애크워스 기숙학교를 다녔다.
영국 노팅엄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컴퓨터 달인`으로 통하기도 했으며, 영국 노팅엄대학을 졸업한 뒤 2006년 수습 투자상담원으로 UBS에 입사했다.
현재는 은행 측의 고발에 따라 이날 새벽 사기 혐의로 UBS의 런던 사무실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아도볼리 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전에 거액의 손실을 암시하는 "기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또 친구들에게 "재정위기 상황에서 런던 금융가에서 일하는 것은 전쟁과 같다"는 압박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아도볼리 씨가 어떤 매매를 통해 거액의 손실을 입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UBS 측은 투자자들에게 `임의매매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짤막한 사실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트레이더에 의한 은행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사고에 앞서 프랑스 3대 은행 중 하나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에서는 2008년 제롬 케르비엘이라는 트레이더가 미승인 거래로 49억 유로(68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바 있다.
또 1995년에는 닉 리슨이라는 트레이더가 외환 파생상품 거래에서 12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233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베어링 은행이 파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