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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유럽 재정위기 해결논의 실망감에 1,870선으로 급락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공조 불발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재정위기 해결논의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 1,9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9일 전날보다 37.64포인트(-1.97%) 내린 1,874.75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8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재정 위기 국가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유로존 정부들과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밝히자 급락세로 출발했다. ECB와 유로존 종부 간의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ECB가 적극적으로 행동해주기를 기대했던 시장에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 오후에는 EU 정상회의에서 국채 매입을 위한 자금확충에 별다른 소득이 없고 재정통합안 실행에 필요한 관련 조약 개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막판에 하락폭은 조금 더 커졌다.

외국인은 4천311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던 기관도 이날 24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5천78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과 비차익 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전체적으로는 3천25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8거래일 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비금속광물을 제외한 업종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증권(-3.42%), 은행(-3.36%), 금융업(-2.29%)이 급락했다.

기업은행(-4.07%), 우리투자증권(-6.33%), 대우증권(-3.13%), 미래에셋증권(-5.05%), 삼성증권(-3.54%), 신한지주(-3.7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음식료품과 운송장비, 전기가스, 건설 등도 2% 넘게 떨어졌고, 화학, 철강금속업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전기전자, 기계, 유통업, 운수창고업은 1%대 약세를 보였으며, 의약품과 의료정밀 등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삼성전자(-1.03%) 현대차(-3.14%), 현대모비스(-3.03%), 현대중공업(-3.79%), POSCO(-1.65%) LG화학(-3.95%), SK이노베이션(-3.47%) 등 대부분 하락했다. 하이닉스와 LG전자, S-Oil도 3~4% 하락했다.

하지만 하락장 속에서도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2%대 강세를 보였고 KCC와 하이마트도 4%대 오름세로 마감했다. 삼성생명도 소폭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삼립식품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호빵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에 이틀 연속 상한가(14.67%)를 기록했고, 크라운제과도 비슷한 이유로 4.26% 올랐다.

반면 '나가사끼 짬뽕'의 인기를 등에 업고 연일 급등하던 삼양식품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매물이 대거 쏟아져 하한가로 마무리했다.

버핏의 태양광 투자 소식에 웅진에너지가 8% 급등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태양광 주 가운데 OCI는 소폭 하락했고, 한화케미칼도 내림세로 마감했다. '

코스피시장에서 상한가 14개를 포함한 274개 종목은 상승 마감했다. 하락종목은 하한가 3개 등 569개였고 58개 종목은 보합세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5포인트(-0.21%) 내린 507.60을 나타냈다.

동부라이텍은 발광다이오드(LED) 수요 확대와 그룹 지원 기대로 나흘 연속 상한가(14.90%)를 기록했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아가방컴퍼니(14.76%)가 상한가로 올라섰다.

반면,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주가 상승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공시한 안철수연구소는 4.43% 하락했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20개 포함 365개를, 하락 종목은 하한가 1개 포함 591개를 기록했다. 보합 종목은 55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1원 오른 1,146.5 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