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41조원 상당 미국 상품에 보복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현지 시각)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25% 관세 발효에 맞서 유럽연합(EU)도 보복 조치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신속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시작하여 2018년과 2020년의 균형 조치를 다시 부과하고 새로운 공산품 및 농산물 목록을 추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의 계획된 대응 조치는 최대 260억 유로(약 41조 1099억원) 상당의 미국 상품 수출에 적용될 것이며, 이는 미국 관세의 경제적 범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관세는 세금이다. 관세는 비즈니스에 좋지 않고 소비자에게는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공세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두 번째 임기를 7주 앞둔 위험한 시점에 나왔다.

글로벌 제조 강국으로서 미국 경제를 재건하려는 그의 빠른 노력은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팬데믹 시대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미국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를 비롯한 미국 이해관계자들의 막판 로비에도 불구하고 금속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이 회사는 관세가 수만 개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이미 가계 예산 압박을 느끼고 있는 미국인들의 물가를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주의 조치가 미국 생산업체의 수익을 높이고 해외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 일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다고 말하는 일부 국내 업계 경영진의 지원을 받아 행동했다.

금속 관세는 전 세계에 적용되며,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호주, 한국, 일본 등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뿐만 아니라 경제적 라이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관세 부과 이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은 0.3% 상승했다.

주요 철강 제품인 열연코일은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0.4% 올랐다.

증시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아시아 벤치마크 지수는 보합세를 보였다.

[AP/연합뉴스 제공]

미국 증시 선물은 월가의 매도세를 심화시킨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경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비즈니스 원탁회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장벽을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의 일부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데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일부 관세에 대한 그의 우유부단한 태도는 그의 결심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불법 마약 및 이민과 관련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며칠 만에 북미 무역 협정이 적용되는 상품에 대해 한 달간 면제를 발표했다.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세를 20%로 두 배로 인상했다.

[AFP/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및 알루미늄 행정명령은 2018년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부과금을 부활 및 확대하고 두 금속으로 만든 제품에 대한 면제를 금지한다.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의 조사에 따르면, 원자재 철강과 알루미늄 외에도 약 1,500억 달러 상당의 수입 소비재가 새로운 관세의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유럽연합을 포함한 주요 공급업체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여 몇 달 동안 수입품의 절반 미만이 관세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향후 추가 조치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상무부에 무역 제한을 조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세계 경제에 중요한 광물인 구리에 대한 관세의 문을 열었다.

관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규모 축소 추진이 미국의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3주 연속 확대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 증권의 기관 주식 세일즈 트레이딩 책임자인 콕 훙 웡은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열기를 느끼고 있다"라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무역 갈등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중국, 심지어 캐나다와 중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빠르면 4월 2일부터 시행될 수 있는 전 세계 무역 파트너에 대한 이른바 '상호적'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및 농산물에 대한 관세도 약속했으며 구리에 대한 관세는 현재 조사 중이다.

많은 미국 제조업체들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를 옹호하면서 보조금을 받는 외국 경쟁자들, 특히 자국에서 소비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는 중국이 부당하게 산업을 지배하고 시장 점유율과 미국 공급업체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금속 산업이 미국의 산업 기반과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제조업 연합의 회장인 스콧 폴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강화"는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새로운 투자를 하고, 근로자를 고용하도록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파생 철강 제품을 포함하는 것은 수입업자가 시스템을 게임할 수 없도록 하고 이러한 제품을 만드는 미국 기업이 공평한 경쟁의 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뉴코어(Nucor Corp.), 유나이티드 스틸(United Steel Corp.), 클리블랜드 클리프(Cleveland-Cliffs Inc.), 스틸 다이나믹스(Steel Dynamics Inc.)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면제 요청에 저항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전 면제로 인해 수입이 급증하여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경고했다.

면제 조치 이전, 트럼프의 2018년 관세는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을 높이고 수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미국 철강 업계는 건설 수요 부진, 투입 자재 인플레이션, 높은 차입 비용으로 인해 수익이 급감하면서 트럼프의 첫 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입은 지난해 증가했지만 2022년과 2021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철강 재고는 수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여 창고에 쌓여 수요 증가를 기다리고 있다.

관세는 알루미늄 업계에 더 복잡한 과제를 안겨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말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금속의 절반 이상이 캐나다에서 생산되며, 최대 생산업체는 리오 틴토 그룹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알코아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알코아의 윌리엄 오플링거 최고경영자, 리오 틴토 대표, 미국 알루미늄 협회 회장 등이 최근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직접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오플링거는 25% 관세로 인해 미국 알루미늄 산업의 직접 일자리 약 2만 개와 간접 일자리 8만 개가 사라지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특수강 해외 공급에 크게 의존하는 일부 국내 산업의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는 유정에서 강관 및 기타 자재를 사용하는 석유 산업이 포함된다.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은 더 비싼 자동차, 가전제품, 심지어 캔 음료의 형태로 소비자들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관세가 궁극적으로 미국으로 더 많은 제조업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조차도 미국 소비자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공세로 인해 단기적인 경제적 고통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감세 연장 및 국내 에너지 생산 증가가 이러한 비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관찰자들은 특히 중국에 대한 제한의 많은 적용이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세부 사항에 많은 부분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클로스키의 철강 및 철광석 연구원 첼시 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와 별도로 철강 관세가 누적적으로 추가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라며 “실제 비율은 세부 사항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속 관세는 발효 전부터 전 세계적인 변화를 촉발했다.

중국 최고의 민간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중국홍차오그룹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국가, 중동 및 동남아시아 등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

멕시코는 중국산 알루미늄 봉강과 적층강이 자국에서 시장 원가 이하로 덤핑되고 있는지에 대한 무역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조사는 멕시코의 철강 수입 급증에 대한 새로운 조사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중국산 금속이 남쪽 이웃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