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 평면(2D) 구조를 넘어 메모리를 AI 칩 위에 직접 쌓는 3차원(3D) 아키텍처를 공개하며 차세대 AI 반도체 경쟁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FMS 2026'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과 낸드플래시 기술을 동시에 공개하며 AI 인프라 시대를 겨냥한 메모리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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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제공](Photo : 삼성전자 'V10 BV 낸드')
▲ AI칩 위에 메모리를 쌓는 'zHBM' 공개
삼성전자는 기존 AI 가속기 옆에 메모리를 배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 가속기 상단에 HBM을 직접 적층하는 'zHBM'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z'는 높이(Z축)를 활용한 3차원 구조를 의미한다. 기존 X·Y축 중심의 설계에서 벗어나 메모리와 연산 칩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함으로써 데이터 이동 병목을 줄이고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 HBM5 대비 최대 8배 성능 향상
삼성전자는 zHBM이 차세대 HBM5와 비교해 GPU당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대비 성능 역시 최대 3배 개선되며, 열 저항은 HBM5의 10~25% 수준으로 낮아져 발열 관리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 '메모리 장벽' 극복이 핵심 전략
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는 기존 패키징 방식으로는 AI 가속기와 메모리 간 물리적 거리를 더 줄이기 어려운 '메모리 장벽(Memory Wall)'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와 연산 칩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이 돌아왔다"며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다시 선도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 HBM5에 2나노 GAA 공정 적용
삼성전자는 개발 중인 HBM5에 HBM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을 활용하고 코어 다이 측면에는 새로운 방열 구조를 적용해 이전 세대보다 발열 제어 성능을 20%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미세공정과 패키징 기술을 동시에 발전시키며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온디바이스 AI 겨냥한 'z낸드-O'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도 새로운 솔루션을 공개했다.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된 'z낸드-O'는 D램 용량 부족과 기존 낸드플래시의 낮은 대역폭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빠른 응답속도를 구현해 AI 기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제 1천20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춘 GPT 모델을 시험한 결과 기존 D램 서버와 동일한 초당 토큰 처리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메모리 비용은 6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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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단 시대 연 'V10 BV-낸드'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을 수직 적층한 10세대 'V10 BV-낸드'도 공개했다.
초고적층 기술을 통해 저장 용량과 집적도를 동시에 높이며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적층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낸드 시장에서도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탈환 시동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zHBM과 z낸드-O, V10 BV-낸드는 모두 AI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단순히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연산 칩과 메모리 구조 자체를 혁신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번 기술 공개를 계기로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