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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자본 보강 미흡 그리스 4개 은행 유동성 공급 중단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자본 확충 노력이 미흡한 그리스 4개 은행에 대한 통상적인 유동성 공급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면서 이들 은행은 ECB 승인을 받아 그리스 중앙은행이 집행할 수 있는 '특별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거명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은 ECB가 유로존 위기를 계기로 잠정 가동하고 있다.

ECB는 이번 조치에도 "그리스 은행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동성 공급 대상에서 제외된 그리스 은행들이 자본을 보강하면 며칠 안에라도 다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16일 네덜란드 TV 회견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잔류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자면 구제 금융 조건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FT와 WSJ는 ECB의 그리스 4개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 중단이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특히 FT는 ECB와 IMF 등의 잇따른 그리스에 대한 압박은 내달 다시 치러지는 그리스 총선을 '유로 멤버십 국민투표'로 전환하려는 계산도 깐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ECB가 그리스 채권 400억 유로 어치를 갖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리스의 디폴트는 ECB 신뢰에도 타격이 아닐 수 없으며 특히 독일에 부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