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그리스 연정 구성 사실상 성공… 금융 위기 진정 전망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1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2차 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연정을 꾸렸던 옛 여당 사회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 여부가 결정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번 선거는 결국 전 세계 금융 시장을 패닉 상태로 빠뜨릴 수 있는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국면은 피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2차 총선에서 신민당은 약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약 27%의 득표율을 보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를 3% 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신민당과 연정을 꾸렸던 옛 여당 사회당은 12%가 넘는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지지율에 제1당에 몰아주는 비례대표 50석을 합산한 확보 의석은 신민당이 129석, 시리자 71석, 사회당 33석 등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신민당이 앞서 '거국정부 구성'을 제안한 사회당과 연정을 꾸리는 데 성공하게 되면 확보 의석은 161석으로, 정원 300석인 의회의 과반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다 사회당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민주좌파를 포함해 '신민-사회-민주좌파'의 연정이 이뤄지면 민주좌파 의석 17석이 추가돼 연립정부는 188석이라는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유력한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이 '거국정부'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공공부채 현 수준 유지'와 '재정 목표 연도 3년 연장' 등을 내세웠지만 정부 구성 실패시 유로존 퇴출이라는 위기 의식이 팽배한 만큼 연정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사회당의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도 국영 ERT 방송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 구성을 하루라도 지체해선 안된다"며 "내일 당장 우리에겐 정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혀 연정 성사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가 원만히 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방안 논의를 재개하고 지원도 계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유로존 탈퇴 우려는 크게 낮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도 크게 낮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