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1일(현지시간) 유럽 경제 우려에 대한 노출을 이유로 세계 15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 신용등급이 강등된 은행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5개 대형은행과 캐나다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과 도이체방크·BNP파리바, 크레디트스위스 등 유럽 은행 9곳이 포함됐다.
은행별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유일하게 3단계나 강등됐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크레디아그리꼴,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등 10개 은행도 2단계나 강등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RBS 등 4개 은행은 1단계 하향조정됐다.
무디스는 또 JP모건체이스 등 상당수 은행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의 5대 대형은행 중에서 웰스파고는 신용등급 강등을 피했다.
이번에 신용등급이 내려간 은행은 차입 비용이 올라가고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기관은 자본을 덜 비축해도 되고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기관은 많은 자본을
축적해야 하며 비싼 이자와 더 많은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된 은행은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
무디스는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이들 은행의 장기 수익성과 성장성이 떨어졌고 글로벌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신용등급을 내렸다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은행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무디스가 글로벌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고했기 때문에 15개 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디스는 지난 2월 17개 글로벌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들 중 노무라와 맥쿼리에 대해서는 이미 신용등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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