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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이 분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력 분석 도표. 병력 자원/전차/군함/핵폭탄/군비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 |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의 투르치노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크림 사태를 비판하면서도, 크림 반도에 대한 군사 작전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우크라이나 동부에 면한 러시아와의 국경 지대 병력을 빼내기 어렵다는 것을 들었지만, 실상은 크림 반도 주민들의 친(親)러시아적 특성이나 무력 수준의 차이가 더 손꼽히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CNN 방송은 ‘크림 반도’를 두고 벌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이야기하면서, 무력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가를 도표로 소개하였다. 이것만 두고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가용 병력이나 자금은 물론, 장비에 있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인구는 1억 4천만 명으로 우크라이나의 3배이며, 국내총생산(GDP)도 2011년 세계은행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의 10배에 달한다. 또한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이래 쌓아온 군사력은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도 막강한 상태이다. 나아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입지에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러시아 측의 의사에 따라 우크라이나에는 자원 혼란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도 크림 공화국의 다수를 차지하는 친러시아계 시민들을 토대로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뿐, 직접적인 개입의 의사를 드러내려 하지는 않는다. 이는 이것이 국제 사회, 특히 서방의 개입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유로마이단’으로 불리는 시민 혁명이 성공한 뒤, 우크라이나 현 정권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친러 정책과는 달리, 보다 서방과 친한 관계를 맺으려는 성향을 보였다. 그리하여 유럽연합은 물론, 러시아를 견제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미국도 이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여기에 반발해 우크라이나의 차관 상환을 압박하고, 크림 반도의 독립 분위기에 편승을 하였다. 서방은 이에 반발하며 러시아의 팽창을 우려하였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이 집권하고 많은 자원과 자금을 동원해 압박 정책을 펴는 러시아와 달리, 서방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유럽연합은 최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과 섬유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하는 등 통상 혜택을 제공하였지만, 우크라이나의 경제적인 불안과 20% 가까이 가치가 떨어진 흐리브냐 화폐의 문제 등을 막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지도부는 서방과의 대화는 물론 우크라이나와도 따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오는 16일로 예정된 주민투표의 결과와 이에 따른 각국의 반응이 이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