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키움증권은 12일 삼성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000830]이 보유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 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032830]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순으로 이뤄진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전자와 물산, SDI 등 계열사들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지주사와 사업회사 체제로 나뉘고 이 회장 일가는 삼성전자홀딩스(가칭)와 에버랜드 합병법인 지분 25%를 보유하며, 이 합병 법인은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28% 갖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키움증권의 예상이다.
이를 위해선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절차를 첫 번째로 밟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이건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지분 26조원어치를 삼성전자홀딩스로 현물 출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42%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홀딩스도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28.4%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두 번째로 삼성전자홀딩스는 삼성카드[029780] 지분 37.5%를 삼성생명에 넘기고 삼성전자홀딩스 지분 1.9%를 받아, 지분율을 13%까지 올릴 수 있다.
셋째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40.1%(약 7조5천억원)를 삼성전자홀딩스에 현물 출자하고, 대신 주식 8.0%를 받는다. 이 회장 일가와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전자홀딩스 보유 지분은 18.5%까지 높아진다.
또 삼성생명과 삼성전자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를 피하려고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외부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삼성에버랜드가 일부 지분 인수에 나서면 이 회장 일가와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전자홀딩스 보유 지분은 20% 이상으로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홀딩스가 합병해 삼성생명(금융 중간지주사)과 삼성전자 사업회사 등의 자회사를 두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즉 이 회장 일가는 삼성전자홀딩스와 에버랜드 합병법인 지분 25%를 보유하고, 이 합병 법인은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28% 갖는 형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자사주 5.8%를 바탕으로 인적분할해 삼성물산홀딩스와 삼성물산 사업회사로 나뉜다.
아울러 삼성SDI 등 순환출자 계열사들이 자사주 지분을 높이려면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관측됐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순환출자 고리에 속하는 주주이고 삼성생명은 금산 분리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하기 전에 타 계열사와 지분 맞교환이나 3세의 지분매입 등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