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심근경색으로 심장 시술을 받으면서 건강 문제가 제기되자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과 관련 키움증권은 12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000830]이 보유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 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032830]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순으로 이뤄진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전자와 물산, SDI 등 계열사들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지주사와 사업회사 체제로 나뉘고 이 회장 일가는 삼성전자홀딩스(가칭)와 에버랜드 합병법인 지분 25%를 보유하며, 이 합병 법인은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28% 갖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키움증권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은 삼성SDS의 상장 결정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과 지배구조 변화를 가시화 시켜가고 있다. 삼성SDS 상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3세 경영' 체제를 다지기 위한 발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 그룹의 모태가 되는 제일모직 역시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로써 1954년 설립되어 삼성물산, 제일제당과 더불어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이었던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편, 12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4% 가까이 급등했다.
본격화한 그룹의 사업재편, 삼성SDS 상장에 더해 이 회장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짐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주가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