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4% 가까이 급등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8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본격화한 그룹의 사업재편, 삼성SDS 상장에 더해 이 회장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짐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계열사들의 주가는 더욱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중심축을 담당하는 계열사들의 주가는 대체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3.97% 오른 138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 9일 196조6천446억원에서 7조8천69억원 늘어난 204조4천515억원이 됐다.
삼성생명[032830]과 삼성물산[000830]도 각각 4.04%, 2.71% 올랐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이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동시에 이 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 분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들인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승계할 가능성이 큰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주주 친화책을 쓸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입원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화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점이 오늘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에 영향을 줬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7.71%)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삼성생명(7.56%)과 삼성물산(4.06%)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목받을 계열사들이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거론된 것은 지난해 제일모직[001300]을 필두로 한 그룹 사업재편 작업이 본격화한 이후부터였다.
지난주 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나눠 가진 삼성SDS를 연내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증권가에선 이 회장의 세 자녀가 상속세나 핵심 계열사 지분 매입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상장 이후 그룹 3세들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의 지분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대한 낮은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인적분할, 현물출자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 외에 이 회장의 두 자녀가 경영을 맡은 계열사의 주가도 이날 강세로 마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9% 뛰었고 제일기획은 3.93% 올라 6거래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삼성카드도 0.40% 올랐고 크레듀는 12.74% 상승해 삼성SDS 상장 소식 이후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크레듀는 삼성SDS가 지분 47.2%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0.39%), 삼성SDI(-2.33%), 삼성화재(-0.38%), 삼성중공업(-1.85%), 삼성전기(-2.84%), , 제일모직(-2.29%), 삼성테크원(-1.87%), 삼성증권(-1.57%), 삼성정밀화학(-2.27%), 에스원(-1.27%) 등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7곳 가운데 10곳은 하락했다.
한편 장외거래 주식시장에서 삼성SDS 주가는 20만∼21만원대에서 기준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