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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현재 이 회장이 입원 치료 중인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 중'이라는 반응이 나옴에 따라 상황을 주시할 뿐 당장 어떤 액션을 취할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이 있었던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는 이날 이 회장이 응급 시술을 받았다는 전갈을 받고 병원 안팎에서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이 곧바로 명시적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 회장이 삼성 특검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당시에는 전략기획실 해체와 지배구조 개선 등 일련의 경영쇄신 방안이 함께 실행된 적이 있다.
이 회장은 2008년 특검팀에 의해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되자 회장직을 내놓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2009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이 확정됐으나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재계·체육계의 건의가 반영돼 사면을 받았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동안에도 삼성이 명시적으로 비상경영체제 가동을 내걸지는 않았다.
지난달 17일 귀국 이후 출근 경영을 통해 그룹 사업재편과 미래전략실 인사 등을 직접 챙겨오던 이 회장이 급작스럽게 건강 문제로 입원하게 돼 그룹 경영에는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너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계열사 재편 등 중대 결정에는 다소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삼성그룹은 지난 1일자 인사를 통해 미래전략실의 사장급 등 팀장을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의 인사·홍보·법무 책임자로 전진 배치하는 등 '현장'을 한층 강화했다.
이런 인사의 배경에는 현장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라는 이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료진의 소견으로는 이 회장의 입원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단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그룹으로서는 이 회장이 연초부터 강조해온 '마하 경영' 등을 차질 없이 실천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준하는 강력한 실행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