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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 하락땐 연간 기업이익 2조∼3조원 줄어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원·달러 환율이 2% 이상 하락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순이익이 2조∼3조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 따른 마진 하락에도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기업 이익 훼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우리투자증권이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2% 이상 급락한 7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2% 이상 하락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연간 순이익은 평균 2∼3%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를 80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잡고 환율이 평균 2% 이상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상장사 순이익은 2조∼3조원 이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4월 이후 4%(50원) 이상 급락했다. 9일 종가는 1,016.2원으로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수출 물량이 증가하던 시기에는 기업 이익과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팀장은 "환율이 하락하던 2009년과 2010년에는 수출 물량이 늘어나 마진 감소를 상쇄해줬다"며 "당시에는 이익과 주가가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009년과 2010년 증시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주도로 강세를 보였다.

실제 올해 5월 무역수지는 53억4천900만 달러로 28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5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0.9% 감소한 478억8천200만 달러를, 수입은 0.3% 증가한 425억3천3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2억3천만달러로 작년 9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수출 성수기인 6∼7월에는 월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 팀장은 "6월과 7월 수출은 각 500억 달러 중반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수출 증가분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기업 이익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