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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가계대출 5조원↑, 고신용자들 부동산 투자·거래 비용 대출

대출

은행권의 대출이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도 지난해보다 증가 폭이 컸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한 집값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5조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보다 1조1천억 원 줄었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2조원 늘어났다.

은행권 대출이 2조7천억 원, 카드·보험사와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2조3천억 원씩 늘었으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월보다 1조4천억 원 둔화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조6천억 원 확대됐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 설 연휴기간 변경, 신(新) DTI 시행 전 주택 관련 자금 수요 등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은행 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타대출은 지난달 1조4천억 원 늘어 2008년 이래 1월 기준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 1월에는 각각 6천억 원과 7천억 원씩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대출자들은 주로 연봉과 직급이 높은 직장인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분양권 거래, 갭투자 등 주택담보대출을 못 받는 경우, 이사 비용이 필요한 경우에 쓴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가 적용되며 증가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지만, 기타대출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상호금융이 비주택담보대출(3천억 원)을 중심으로 4천억 원 늘었고, 저축은행 역시 신용대출(2천억 원)을 중심으로 3천억 원 늘었다. 카드 대출이 8천억 원 증가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 대출액이 1조2천억 원 증가했다. 보험사 가계대출은 4천억 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