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로밍 요금 폭탄'을 막겠다며 줄줄이 요금 인하에 나섰지만 대부분 종량 요금제에 집중돼 정액제를 이용하는 대다수 소비자는 소외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이달부터 종량 요금제의 데이터 단위 요금을 87% 인하했다. 별도 정액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 적용되는 단위 요금을 기존 패킷(0.5KB)당 2.2원에서 0.275원으로 낮췄다. 이는 국내 표준요금제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작년 10월 KT가 선제로 종량 요금 인하에 나섰고,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이날부터 가세했다. 3사 모두 일제히 패킷당 요금을 2.2원에서 0.275원으로 87% 내렸다.
종량 이용금액 하루 상한선도 낮아졌다. SK텔레콤은 기존 2만2천원에서 5천원으로 내렸고, KT는 기존의 5분의 1 수준인 1만1천원 상한을 신설했다. 상한선을 넘을 경우에는 추가 과금 없이 속도(200kbps)만 제한된다.
음성 로밍의 과금 단위도 분에서 초 단위로 바뀌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초 단위 과금을 적용하고 있고, KT는 하반기부터 적용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60% 이상의 로밍 고객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액 데이터 요금제는 최근 개편에서 제외됐다.
이통 3사는 작년 말부터 특정 지역이나 기간 단위로 묶어 평균 요금을 낮춘 정액제 패키지상품을 내놓았지만, 특정 지역 장기 방문에 혜택이 집중돼 단기 여행객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제 전화 앱 도시락톡은 친구 등록을 하지 않아도 통신사 대비 90% 이상 저렴한 가격(1분에 68원)으로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지며 최근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한편, 이통사들이 그간 로밍 요금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만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근본적인 인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