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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후보 신라·신세계로 압축...롯데 입찰결과 불복

면세점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매장 사업자 후보가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두 곳으로 압축됐다. 국내 1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는 면세사업권 조기 반납 등의 이유로 경쟁에서 조기 탈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롯데·신라·신세계·두산 등 4개사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 평가와 입찰가격(임대료) 개찰 결과 인천공항 제1 터미널 DF1과 DF5 면세사업권의 사업자 복수 후보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를 선정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한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내고도 사업자 후보에서 탈락하자 평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선 사업권을 조기에 반납한 롯데를 겨냥해 보복성 평가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와 신라의 입찰가 격차는 총 800억 원에 달한다. DF1구역 입찰가만 600억 원 넘게 차이난다. 운영 기간 5년 임대료로 환산하면 롯데가 신라보다 4000억 원을 높게 써내고도 탈락한 셈이다.

DF5구역에서 신라의 입찰가가 두타면세점(530억 원)보다 30억 원 이상 낮은 최저치인데도 복수사업자로 선정된 점도 논란이다.

관세청은 공사 입찰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다음 달 중순 최종적으로 낙찰 사업자를 선정한다. 공사와 낙찰 사업자는 다음 말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면세사업자는 7월에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신라는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해외에 5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가 인천공항 면세점 두 개 사업권을 모두 획득하면 롯데와 면세점시장 점유율이 비슷해진다.

지난해 말 국내 매출액 기준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롯데 41.9%, 신라(HDC 제외) 23.9%, 신세계 12.7% 순이다.

롯데, 신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게 면세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는 이번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적어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세계는 DF1구역 2762억 원, DF5구역 608억 원 등 롯데 다음으로 높은 금액을 써냈다. 신라는 DF1구역 2202억 원(3위), DF5구역 496억 원(4위)을 입찰가로 제출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가격 입찰서 평가방식을 적용하면 DF1구역에서 신라와 10점이 벌어진다”며 “이는 사업 중도 반환에 대한 감점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프레젠테이션 등 사업제안서 정성평가에서 뒤바뀔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십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롯데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사업노하우 등을 따지는 정성평가인데 이 항목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면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은 소송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인천공항공사의 입찰 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는데 2개 사업장에서 모두 탈락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개된 입찰 평가 기준 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