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12조원을 돌파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31일 현재 12조4천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1월 2일) 9조8천935억원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26%나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19일 처음 12조 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25일 사상 최고치인 12조5천51억 원까지 증가했으며, 그 뒤에도 12조 원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장 6조1천922억 원으로 연초보다 37% 늘었고 코스닥 시장은 6조3천63억 원으로 17%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일단 빚을 내 주식을 사고서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남북 경협주와 바이오주 등을 위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신용거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팔자'이고 결국 뚜렷한 매수 주체는 개인"이라며 "개인들의 신규 유동성이 신용거래에 치중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협주와 바이오주 등 변동성이 큰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도 "4월 초·중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에 가파르게 오른 건설, 철강 등의 상승세를 개인이 이끌었다"며 "개인이 한 달여 간 경협주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 신용융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융자로 증가한 유동성이 경협주 주가를 뒷받침했고 우상향된 주가 때문에 신용융자 금액도 지속해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