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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또' 인하...카드업계 문제없나

최종구

금융당국이 올 8월 인하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상한을 한 차례 더 내리는 방안과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 대상을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이번 안이 통과되면 카드업계는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 금융당국, 카드 가맹점 수수료 1조원 인하 추진=내년 금융당국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인하를 추진 중이다. 기존 7000억원 수수료 절감치에 마케팅비용 등 3000억원이 추가로 더해진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 11조6천784억원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당국이 기존에 발표한 내년도 수수료 인하 절감분이며, 카드사들이 인하해야할 수수료 3000억 원이 추가된 셈이다. 당국은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이나 영수증 종이발행 등을 줄이면 인하여력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

▲ 카드업계, 추가 인하 여력 없다= 카드업계는 더 이상 추가 인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인하 여력이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내년에 1조원 규모 수수료 수익이 사라지면 카드사 대다수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일부 은행계 카드사는 은행에 편입되거나, 인수합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신한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31억 원으로 2분기 1425억 원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분기 당기순이익 1479억 원에 비하면 24% 가까이 급감했다. 다른 카드사의 실적 역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실적 하락 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7월부터 밴(VAN) 수수료 정률제 개편과 함께 시행된 카드 수수료율 상한선 인하(기존 2.5%→2.3%) 적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이번 정책으로 약 7000억 원의 수수료 절감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감축 등을 근거로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을 0.23∼0.25%포인트 더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액수로는 약 30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만으로 카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카드사가 수익 다양화를 위해 중금리대출과 카드론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 카드업계 구조조정 역풍 올 수도= 최대 1조 원가량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카드업계 측은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지난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2015년 수수료 인하에 따른 후폭풍으로 1년 새 2000명가량 인력이 줄었던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당시 중소가맹점과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각각 2%에서 1.3%, 1.5%에서 0.8%로 낮아진 뒤 카드가맹점수수료 수익성은 악화됐다. 카드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용감축 차원에서 인력을 2000명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을 보호하기 위해 카드수수료를 과도하게 낮추면 카드업계의 고용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