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돼 정유사 직영주유소를 시작으로 기름값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트레일러 등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영세 화물차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트레일러 차주 이모 씨는 "정부가 유류세를 내렸지만, 영세 차주들은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한다"며 "유류세를 인하한 만큼 유가보조금을 깎아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각 지자체 등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영세 자영업자 등의 유류비 부담 완화 및 구매력 제고 등을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유류세 세율 인하(15%)에 따라 유가보조금 지급단가를 변경한다'고 통보했다.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은 ℓ당 345.54원에서 265.58원으로 79.96원 내렸다. 유류세 인하로 내려간 경유 가격만큼 유가보조금이 깎인 셈이다.
트레일러 차주 이 모 씨는 "주유소 대부분을 개인이 운영하는 만큼 재고가 소진된 후에나 기름값을 내리는데 유가보조금은 당장 오늘부터 줄어 차주들이 부담하는 기름값이 오히려 늘어나는 일도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트레일러는 대부분 개인이 차를 구입해 운송회사의 번호판을 빌려 쓰면서 매월 일정 금액의 지입료를 주는 형태로 운행한다.
사실상 개인 사업자여서 차량 구입비, 유지비, 보험료, 수리비, 기름값 등은 모두 차주가 부담한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름값 등 운행경비는 날로 늘지만, 운송료는 오히려 해마다 깎이는 추세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유류세 인하에 기대를 걸었지만, 유가보조금을 동시에 내리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라더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강하게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