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규모 유행 우려했던 정은경, 수도권 2차유행 선언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수도권 2차유행을 선언했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도 '확산 초기'단계로 규정하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2∼3월에 걸쳐 4월까지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에 2차 유행이 촉발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발적인 발생을 '대유행'이라고 한다면, 이런 대유행은 아니지만 2차 지역사회 감염은 유행하고 있다. 이런 유행은 반복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이 언급한 수도권 1차 유행은 지난 3월 수도권의 콜센터와 교회, 병원 등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때다. 당시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동대문구의 동안교회·PC방,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 분당제생병원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3월22일부터 4월6일까지 전체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안팎에 달했다.
이후 지난 4월10일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경우, 한달 후인 5월9일 기준으로 하루 확진자 27명 발생과 누적 확진자 1만1565명 수준을 예상하기도 했다.
당시 '감염재생산지수'로 불리는 R값은 0.8정도로,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나온 후부터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던 지난 2월 3.5에 비해 크게 감소한 상태였다. 이후 실제 5월9일 누적 확진자 수는 1만840명으로 예상보다 적계 집계됐다.
하지만 4월30일부터 6월11일까지 전국의 평균 R값은 1.79로 다시 증가됐다. 코로나19 환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다른 환자의 수가 1명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 수치가 높아질 수록 감염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정 본부장은 "최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집단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고 우려했었다.
현재 수도권 집단감염이 클럽, 물류센터, 교회소모임, 방문판매업체, 탁구장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생활속 거리두기의 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던 일일 확진자 '50명 미만'은 이달 들어서만 6번이나 깨졌다. 생활 속 거리두기의 또 다른 조건인 '감염경로 불명 5% 미만' 역시 무너진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여름철에 좀 더 유행이 줄 것으로 예측했던 것들은 모두 맞지 않았다"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그 유행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상황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초기 단계인데, 이 단계를 어떻게 잘 막느냐가 전국적인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며 "특히 대전·충남·전북 등 비수도권의 경우 이번 주가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사회의 연쇄적인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져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으로까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데다,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유입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엄중한 상황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