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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 코로나19 2차 대유행 ⑥ 1339 콜센터 상담원

"감염이 의심될 때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연락해 즉시 상담하기 바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안내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는 슬로건부터 '질병정보 궁금할 때, 감염병이 의심될 때'로 시작한다. 감염증 상담과 조치사항 안내, 해외여행 입·출국자에 대한 감염병 정보, 필수 예방접종, 예방법 등을 안내하는 한편, 법정 감염병 정보 및 예방법과 발생 신고 기준 및 절차 등도 알려주고 있다.

평소 하루 평균 약 400건 정도였던 문의 전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때 50배인 2만건 이상으로 폭증했다. 지난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2월에는 대구에서 1주일여만에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막연한 불안감에 문의가 급증했던 것이다. 이에 신고 전화가 상담원에게 연결되는 비율인 응대율은 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339로 전화한 이들의 문의 및 신고 내용을 듣고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선별 진료소나 역학 조사관에게 연결하는 업무가 끊이지 않았고, 기존 19명에 불과했던 상담 인력은 몇 달에 걸쳐 6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초기 상담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의학 지식이 전혀 없는 아르바이트생까지 받는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대기업 계열 콜센터 전문 위탁 운영 업체를 통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아르바이트 大모집'이라고 써진 공고를 냈던 탓이다. 공고에는 시급 1만2000원의 급여와 1개월의 근무 기간, '초보 가능'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물론 이후에는 간호사, 의무기록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치위생사 등 보건·의료 전공 및 면허가 자격조건으로 붙었고, 이에 하반기 병원 입사를 준비하는 신규 간호사 등으로 상담 인력이 충원됐다. 여기에 3개 조로 운영하던 근무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7개 조로 바꾸면서, 대부분 전화가 연결 지연 없이 원활하게 연결됐다. 응대율도 95%대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 6월23일, 1339 콜센터 상담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소식에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지난 3월 구로 콜센터를 시작으로, 좁은 공간 속에서 계속 말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콜센터는 감염의 온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1339 콜센터 상담직원 중 코로나19 발생은 없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확진자는 코로나19 상담을 지원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으로,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사무실에서 근무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들어 지역발생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은 사흘 연속 10명 아래의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13일과 14일 교회와 시장 상가, 학교, 요양병원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여기에 서울 도심의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 직원 모임에서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엄중한 상황이 됐다. 정부는 서울시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조정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서 상담원이 상담 업무를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전문 콜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다.

◆ 매일 상담전화 1~2만건…사명감으로

1339 콜센터 전화는 24시간 쉴 새 없이 울리고, 코로나19 증상 문의부터 대처방법까지 다양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상담원들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는 분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상담 전화는 1건당 보통 3분 정도이며, 아침 시간대에는 7∼10시 사이, 저녁 시간대에는 오후 6~10시 사이에 전화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오전 9시∼오후 6시, 낮 12시∼오후 9시, 오후 9시∼익일 9시 등 3개 조로 나눠서 24시간 근무하던 방식을 시간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바꿔 '빈틈'이 없도록 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정부 차원에서 매일 브리핑을 하고 연일 방역 대책을 냄에 따라, 콜센터 현장도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출근 후 전달 사항이나 주의사항과 관련해 매일 수시로 교육이 이뤄지고, 변경 지침이나 가이드라인도 수시로 전달된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는 막연한 불안감에 전화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는데도 증상이 있다고 느껴진다거나, 여행 중에 중국인과 많이 마주친 것 같다는 등의 문의도 있었다.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하며 코로나19 문의를 하는 경우, 우선 중국 방문 이력을 확인한 후 방문 사실이 없을 경우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일반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하면 대부분 고민이 해결되기도 했다고 한다.

학교 입학 시즌인 3월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예방 접종 문의는 거의 없었다. 대신 여행이나 공연 예약 취소 문의가 많아, 여행 목적지의 코로나19 발생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판단을 돕기도 했다.

불안으로 인한 문의 전화 끝에는 질병관리본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수고한다는 인사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인사와 격려에 상담원들은 더욱 사명감을 느끼며 상담에 임하고 있다.

응대가 미숙하다며 화를 내거나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하는데, 무엇보다도 상담원들의 힘을 빼놓는 경우는 허위·장난전화라고 한다. 최근 한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올린 '1339 코로나 장난전화'라는 영상에서 상담원에게 욕설을 하고 전화를 끊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박혜미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장은 "전화 연결한 뒤 '어, 진짜 되네'라고 말하거나, 한참 상담한 뒤에 '뻥인데'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며 "도와드릴 수 있는 분을 놓칠 수도 있는 만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가 다시 급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1339 콜센터도 그만큼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과 휴일에도 사명감으로 근무하는 콜센터 상담원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말 한마디가 절실한 때다.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24시간 상담하는 1339 콜센터 상담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