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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인도 석유 수출로 서방제재 타격 상쇄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가 석유 생산량을 전쟁 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도 등은 대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하고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늘리면서 서방 제재에 따른 타격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간) 발간한 8월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달 하루 원유 산유량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3%(31만 배럴) 정도 감소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석유 수출량(원유, 석유제품)도 전쟁 전 수준보다 하루 58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유럽, 미국, 한국, 일본으로 가는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쟁 이후 6개월간 하루 220만 배럴 정도 감소했다.

룩셈부르그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는 남성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룩셈부르그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는 남성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러시아산 석유의 수출길이 인도, 중국, 튀르키예(터키)로 바뀌고 계절 요인으로 러시아 내수도 늘어 생산부문 손실이 상쇄됐다.

IEA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에 대한 수출량 감소분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다른 곳에 수출됐다며 서방 제재로 인한 생산감소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 책임을 물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은 대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하고 러시아산 석유를 할인된 가격에 수입을 늘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6월 EU를 제치고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경제권이 됐다.

IE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액이 올해 6월 210억 달러(약 27조3천억원)에서 7월 190억 달러(약 24조7천억원)로 줄었다고 밝혔다.

서방은 러시아가 전비를 마련하는 가장 큰 자금줄인 석유 부문을 차단한다면서 제재를 부과했으나 이런 감소폭은 취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