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고성장주를 매도하고 에너지 부문의 가치주를 매수함에 따라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테슬라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엑손의 주가는 연초 대비 75% 급등해 사상 최고의 연간 실적을 달성할 발판을 마련했다.
테슬라 주가는 사상 최악의 연간 슬럼프를 겪으며 같은 기간 약 60% 급락했다.
대체로 이런 변화는 경제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올해 현금 유동성이 큰 기업으로 몰리며 미래 성장 전망에 가치가 부여되는 위험 자산에 등을 돌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테슬라 자체 문제도 하락의 큰 요인이다. .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집착과 논란이 될 수 있는 트윗 성향에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잠재적인 피해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경기 둔화,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연기하거나 취소함에 따라 수요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어 인베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이바나 델레브스카는 "올해 전반부에 성장에서 가치로의 전환으로 인해 격차가 발생했다"며 "이제 소비자 선호도가 이전에 예상했던 속도로 전기차로 이동하지 않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엑손의 주식 가치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시작으로 유가 급락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후 원유 가격 상승 영향으로 엑손이 S&P 500에서 기업 가치 순위가 꾸준히 올랐다.
지난 9월에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를 넘어섰고 현재는 테슬라를 넘어섰다. 또한 엑손 주가는 공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하워드 실버블랫에 따르면 엑손은 2022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자사주를 재매입하는데 106억 달러를 지출해 '자사주 매입'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회복했다. 이는 전년도의 1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에서 증가한 수치다. 엑손은 2024년까지 자사주 매입을 애초 계획했던 3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려 지출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은 테슬라 행보와 또 다른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성장 지향적인 테슬라 주식은 최근 몇 년 동안 확장에 나서면서 더 많은 자체 주식을 발행했다.
또한 엑손과 테슬라는 5월에 S&P 500 ESG 지수에서 자리를 바꿨다.
네이비어 앤 어소시에이츠(Navellier & Associates) 최고 투자 책임자인 루이 네이비어는 "이 사건이 일부 지수 추적을 하는 투자자들이 엑손의 주식을 사들이고 테슬라의 주식을 팔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G7이 러시아 에너지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하면서 지금 여러분은 세계가 화석 연료의 중요성을 재발견한 에너지 르네상스 시대에 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