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소화하며 상승했다.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14포인트(0.23%) 오른 3만2105.2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75포인트(0.30%) 상승한 3948.7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7.44포인트(1.01%) 뛴 1만1787.4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에도 금리를 0.50%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이날 영국 잉글랜드 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스위스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해도 될 만큼 현 금융시장 불안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판단했거나, 은행 시스템 전체를 흔들 정도의 이슈라고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이들은 모두 금융시장의 불안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은 각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최종 금리 예상치를 지난해 12월과 같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한 번 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앞서 고용 지표 이후 올해 금리가 최고 6%까지 오를 것이라던 우려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성명서에서 "계속된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절할 것"이라고 표현한 점도 완화적으로 읽혔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반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으나, 은행권 불안으로 금융 환경이 긴축되고, 경기가 악화하면 연내 금리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융 환경의 긴축이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전통적인 시장 지표에서 보이는 것보다 금융 환경이 더 긴축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필요할 경우 은행 시스템에 추가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전날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 발언 뒤에 나온 것이다.
전날 급락했던 미국 지역 은행 관련주들은 이날도 약세를 보였다.
SD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2% 이상 하락했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6% 떨어졌다. 자이언스 은행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고, 찰스 슈왑, 키코프의 주가도 5% 이상 밀렸다.
반면 대형 기술주들은 국채금리 하락 속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 수준까지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2%가량 올랐고, 엔비디아와 알파벳, 메타의 주가도 2% 이상 올랐다.
미국의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한 모습이다.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천명 감소한 19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9만8천명을 밑돈 것이다.
S&P500지수 내 통신과 기술 관련주가 각각 1% 이상 오르고, 나머지 9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와 유틸리티 관련주는 1% 이상 밀렸다.
블록(스퀘어)의 주가는 인도 아다니 그룹에 대한 회계 부정 보고서로 해당 회사의 주가를 폭락시킨 공매도 투자자 힌덴버그 리서치가 블록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는 소식에 15%가량 하락했다. 힌덴버그는 블록이 그동안 고객 자료를 부풀려왔으며, 일부 계좌는 범죄나 불법적인 활동에도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증권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에 14% 이상 급락했다.
포드의 주가는 올해 영업이익이 90억~11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전기차 사업에서 3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는 소식에 0.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