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판결을 내렸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한정석 부장판사)는 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60년 7월20일 형제육아원 설립 때부터 1992년 8월20일 정신요양원이 폐쇄되기까지 경찰 등 공권력이 부랑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은 부랑인 신고단속 보호 등 내무부 훈령으로 원고들을 단속하고 강제 수용을 했지만, 이 훈령은 법률유보·명확성·과잉 금지·적법절차·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헌·위법적 훈령이라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강제 수용된 점도 위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정부가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는 "이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하고, 그 법리에 따르면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원고들 상당수가 미성년자였기에 학습권이 침해당한 점, 유사한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예방할 필요성이 큰 점, 불법 행위로부터 35년이나 지났지만 배상이 지연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