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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발전에 게임시간 늘린 청년男…20년간 노동공급 10.7% 감소

정보통신(IT) 발전으로 더 많은 시간을 게임·인터넷 정보검색 등에 사용하게 되면서, 노동 공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청년 남성과 여성의 노동 공급이 20년 새 각각 10.7%, 6.3%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강철 차장·이하민 조사역은 28일 '컴퓨터 관련 여가와 노동 공급'(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청년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비슷한 여가사용 행태를 유지한다면 IT 기술 발전이 중장년층의 노동공급에도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9∼2019년 중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이용해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근로 시간은 감소하고 여가 시간은 늘었다.

채용
[연합뉴스 제공]

여가 시간은 수면·식사 등 필수 여가와 컴퓨터 관련 여가를 중심으로 늘었는데, 컴퓨터 관련 여가에는 문자·메일 교제, 사회관계망을 통한 교제, 인터넷 정보검색, 기타 미디어 관련 여가 활동, 게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은 청년층에서 증가 폭이 컸다. 게임 시간(남성)과 인터넷 정보 검색 시간(여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고용분석팀은 통계청 데이터를 통해 여가엥겔곡선을 추정했다.

노동 공급이 감소하면서 총 여가 시간이 증가할 때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 시간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 예측하기 위함이다.

이어 실제 사용데이터와 비교해보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여가엥겔곡선으로 예측되는 변화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고용분석팀이 여가엥겔곡선 추정치와 시간 사용 데이터를 이용해 모형 추정한 결과, IT기술 발전은 컴퓨터·휴대전화 성능 향상 등을 통해 더 긴 시간을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에 사용함으로써 노동 공급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집단·활동별 여가엥겔곡선 추정 결과
인구집단·활동별 여가엥겔곡선 추정 결과 [한국은행 제공]

이러한 영향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는데,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증가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노동 공급이 각각 10.7%, 6.3%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남성과 여성 청년층 근로 시간 감소분의 68.7%, 99.2%를 차지했다.

IT 기술의 발달이 청년층의 노동공급 감소에 미친 영향이 상당히 컸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향후에도 IT 기술 혁신이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라며 "청년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비슷한 여가 사용 행태를 유지한다면 IT기술 발전은 중장년층 노동 공급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가 시간 증가는 근로자의 건강 상태 개선, 효율적 업무문화 정착 등을 통해 노동 생산성을 높여 IT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노동 공급 감소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에 비해 더 중요해졌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