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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나노튜브 인공근육' 신소재 개발... 기존 인공근육보다 회전력 1천배 우수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10배 작은 크기지만 기존 인공근육보다 1천배 우수한 회전력을 가져 비틀림, 회전까지 가능한 인공근육 신소재가 개발됐다.

로봇 등을 움직이는 데 주로 사용되는 인공근육은 전기적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시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종의 구동기다.

한양대(총장 임덕호)는 생체공학과 김선정 교수와 신민균 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텍사스주립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연구원 등이 참여한 국제 나노연구 과학자팀이 '탄소나노튜브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인공근육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가 6각형을 이룬 다발로, 구리보다 전기를 1000배나 잘 흘리고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나 뛰어나다.

연구진이 만든 인공근육은 나선형으로 꼬인 다공성 탄소나노튜브 실에 전기화학적으로 충전이 일어나는 동안 부피 팽창이 일어나면서 회전 운동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쉽게 설명하면,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를 꼬아 실로 만들었고, 여기에 전류를 흘리면 실 내부로 전기를 띤 물질이 들어가 부피가 늘어나면서 탄소나노튜브 실이 회전한다. 그리고 단위 길이당 회전력이 기존 인공 근육의 100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탄소나노튜브 인공근육으로는 기존의 인공근육이 갖고 있는 굽힘·수축·이완 기능에 더해 비틀림·회전 운동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이 인공근육은 실 1㎜만으로도 250도의 회전을 발생시키고, 전압의 변화를 통해 회전력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 양방향 회전이 가능한 모터가 개발될 수 있게 됐다. 또 낮은 전압의 소규모 전지만 연결해도 회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김선정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인공 근육은 작게 만들어도 일반 전기모터와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며 “혈액 극미량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바이오 칩이나 인체 내부에서 질병을 진단하고 고칠 미세 로봇의 동력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구동 원리와 구조가 기존 모터에 비해 간단해 소형 모터 산업, 바이오,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큰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 논문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