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랠리를 펼치던 증시가 주요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지표 발표로 실물경제 침체가 확인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전문가들은 설 연휴로 26~27일 휴장해 사흘만 열리는 다음주 증시는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41.8포인트(3.68%) 내린 1,093.40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주 초반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로 1,150선을 회복했으나 유럽으로 옮아 붙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기업의 실적 악화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또 피치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발표 등으로 하락폭은 한층 확대돼 1,100선을 밑돌았다.
한 주간 외국인이 3천536억원을 순매도해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기관도 6천36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그러나 개인이 8천184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소화했다.
기계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린 가운데 의료정밀, 건설, 금융, 철강, 전기전자 등의 낙폭이 컸다.
다음주 증시는 국내외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량감 있는 기업은 없어 장세는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의 배드뱅크(부실채권전담은행) 설립과 이를 통한 부실자산 처리 가능성, 한국과 중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 등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제한적인 지수밴드 내에서 박스권 플레이를 기본전략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악재에 대한 내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점이나 다음주 또 다른 정책 모멘텀의 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10월 말 이후 박스권의 중간선인 1,050~1,100선에서 매수에 가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권양일 연구원은 "최근과 같이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장 상황에서는 지수의 방향에 배팅하기보다는 종목별 대응전략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최근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군처럼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의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수급적인 대응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한 주간 1.77포인트(0.50%) 하락한 352.83으로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닥시장도 한국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국내외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 주에만 1천44억원을 순매수한 기관이 8거래일 연속 매수에 가담하고, 중소형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코스피지수와 비교해 선방한 모습이었다.
내주 코스닥시장은 상장사들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평가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IT 선발업체의 실적 부진은 코스닥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에 대한 우려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적으로 대응하며 단기매매 관점에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