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미궁에 빠질 뻔 했던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의 사건 전모가 드러났다.
군포 여대생을 납치 살해한 강호순(38)은 30일 화성, 군포, 수원, 안산 일대에서 연쇄 실종한 부녀자 7명을 강간 및 강도살인한 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강씨가 군포 여대생 A씨(21) 사건 자백 후 여죄에 대해 완강히 부인해 오다 강씨의 리베로 트럭에서 혈흔이 묻은 점퍼를 발견, 2008년 11월9일 실종된 김모씨(48)와 동일한 DNA가 확인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를 바탕으로 집중 추궁해 이같은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06년 12월13일 군포시 산본동의 한 노래방에서 만난 배모씨(45)에게 2차로 술 한잔하자며 자신의 무쏘차량으로 유인,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도로상에서 성관계를 갖고 스타킹으로 목 졸라 살해한 뒤 화성 비봉면 비봉IC 부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때부터 강씨의 멈출줄 모르는 연쇄살인 행각이 시작됐다.
10여일 뒤인 같은달 24일 오전 2시20분께 강씨는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의 노래방에서 만난 박모씨(37)에게 접근, 대부도로 가자며 자신의 무쏘차량으로 유인한 뒤 다시 수원으로 돌아가자는 박씨의 휴대폰을 끄고 스타킹으로 목 졸라 살해해 안산 사사동의 야산에 암매장했다.
2007년 1월3일 오후 5시30분께는 화성시 신남동 버스정류장에서 교회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박모씨(52)에게 "데려다 주겠다"며 무쏘 차량에 태운뒤 화성 비봉면 비봉 IC 주변에서 성폭행하고 스타킹으로 목졸라 살해해 화성 삼화리 야산에 묻었다.
같은달 6일 오전 6시10분께도 안양시 안양동 노래방에서 만난 김모씨를 유인, 여관에서 성관계를 갖고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로 이동, 넥타이로 목 졸라 살해하고 부근 공터에 암매장했다.
하루 뒤인 7일 오후 5시30분께는 수원 금공동에서 성당을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연모씨(20)를 "태워 주겠다"며 자신의 차량에 태운뒤 수원 호매실동 황구지천 부근에서 성폭행하고 타이즈로 목 졸라 살해한 뒤 부근 하천변에 암매장했다.
또 2008년 11월9일 오후 6시께 수원시 당수동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씨(48)를 에쿠스 차량에 태운 뒤 수인선도로 갓길에서 성폭행하려 했으나 반항하자 스타킹으로 목졸라 살해해 안산시 성포동 소재 성포공원 야산에 암매장했다.
강씨는 노래방 손님으로 가장해 부녀자들을 유인한 뒤 성관계를 갖고 살해하거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부녀자에게 접근, 강간 또는 강도후 살해했다.
강씨의 이같은 만행은 지난달 19일 오후 3시 군포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A씨를 납치,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밝혀졌다.
강씨는 호의적인 얼굴로 부녀자들에게 접근, 자신 소유의 무쏘차량과 모친 소유의 에쿠스 차량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2005년 화재로 전처가 사망해 충격을 받고 1년여간 방황한 후 여자들만 보면 살인 충동을 느꼈고 처음 범행을 저지른 후부터는 자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하는 한편, 사체 유기장소를 확인 발굴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또 강씨가 자백한 7건의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 외에도 전처와 장모 화재 사망사건 등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