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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 더 떨어졌다

투기지역 해제에도 아파트값 하락의 골은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2008년 11.3대책 전후 3개월(2008년 8월 4일~11월 3일, 11월 4일~2009년 2월 3일)동안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 아파트값을 조사했다.

그 결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에서 보류된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해제된 비강남권(강남 3구를 제외한 22개구) 모두 11.3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3대책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지역(강남 3구 제외)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전면 해제하고 재건축 소형주택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발표된 대책이다.

 

 

서울 매매가 변동률은 대책 발표 전 3개월 동안 -1.88%에서 발표 후 3개월은 -2.76%로 더 떨어졌고 강남권(-3.53%→-4.30%)과 비강남권(-0.79%→-1.82%)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3구 중 11.3대책 이후 하락폭이 줄어든 곳은 송파구 1곳으로 11.3대책 전 -3.75%에서 -3.42%로 0.33%P 줄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1.3대책 전보다 하락폭이 더 깊어졌다.

강남 3구 규제 완화 논의와 제2롯데월드,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건립 허용 등의 소식이 들리면서 12월 말부터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급매물이 거래되고 시세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아파트값 상승이 대세가 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큰 곳은 대부분 일반 아파트 대형 타입으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224㎡는 11.3대책 이후 6억2천5백만원 떨어진 20억5천만원이다. 삼성동 래미안삼성2차 135㎡는 같은 기간 동안 4억2천5백만원 떨어진 13억5천만원,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98㎡는  2억 5천만원 떨어진 28억5천만원이다.

서초구 방배동 대림e-편한세상1차 201㎡도 11.3대책 이후 4억원 하락한 14억5천만원, 반포동 반포자이 264㎡는 2억5천만원 떨어진 22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강북구(-0.33%→-3.68%), 광진구(-0.04%→-2.57%), 동대문구(0.92%→-1.08%)가 대책 발표 전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비강남권은 투기지역에서 해제돼 6억원 초과 주택 담보대출시 연소득의 40%까지 대출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없어졌고 담보인정비율(LTV)도 시가의 40%에서 60%로 높아졌지만 매수세가 없어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강북구의 경우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매수문의가 뚝 끊겨 거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142㎡는 최근 3개월 새 5천만원 떨어진 4억4천만원,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214㎡는 1억5천만원 하락한 17억원,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 185㎡는 7천만원 떨어진 7억원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최근 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에 국한된 상황이라며 실물 경기 침체가 워낙 극심해 규제 완화책도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주택시장 침체는 MB정부에게 강남 3구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추가 규제완화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