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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메사나협의회 이병권 사무처장, “미래산업의 핵심-문화강국의 길”

경기가 어렵고 사회가 불투명 해 질수록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지식정보 시대를 넘어 문화와 꿈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요청이자 문화 경쟁력이 바로 기업 경쟁력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엔진은 감성과 문화의 힘이다. 그렇지만 한국메세나협의회 이병권<사진> 사무처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문화 투자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며 문화 활성화의 시급을 역설했다.

또 이 사무처장은 "문화 소비가 진작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문화교육비를 늘여야 한다"면서 "늘어난 교육비을 통해 직원들이 문화적 혜택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선 순환이 되어 문화적 안목과 상상력을 높이게 되며 이것이 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저소득층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이 긴급히 요구된다면서 "정부나 기업, 국민들의 힘을 합하여 한 단계 높은 문화 강국으로 이끌어야 가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선진국 이상으로 문화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병권 사무처장은 서강대 사학과와 서강대학원 언론대학원, 그리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 MBA를 나와 풀무원 홍보팀장, 옥시 마케팀장, 보광그룹 PDS 기획이사를 거쳐 현재 메세나 협의회 사무처장으로서 4년 전부터 기업과 문화예술단체를 이어주는 메세나 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 전도사이다.

다음은 이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Q: 문화가 IT보다 더 유망한 미래 산업이 될 수 있겠는가?

최근 10년 정도의 수치를 비교해 볼 때 IT보다 문화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 IT가 연간 5.4% 성장한다면 문화 산업은 6.4% 성장을 보이고 있다. 21세기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의 시대이다. 문화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예술적 가치와 감성, 스토리텔링으로 향후 산업의 패턴이 바뀌어 질 것으로 예상한다.

Q: 국가브랜드 조사기관인 안홀트-GMI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세계 32위로 경제규모 수준이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는데 우리 문화 수준을 어떻게 보는가?

문화브랜드 측정에 대한 자료가 없지만 국가브랜드나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본다. 이것은 문화 산업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부족이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할 때 2002년 월드컵, 야구, 골프 강국, 김연아 같은 스포츠 스타 등으로 기억할 뿐 오랜 역사를 지닌 고급문화의 강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모바일 전자산업의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삼성전자가 어느 나라의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IT 강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이지만 게임 수출의 제품만 알고 있을 뿐, 국가브랜드 제고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문화 브랜드의 총체적 전략 부재와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일본과 비교해 볼 때에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제 기억으로는 1973년 재팬파운데이션(일본국제교류기금)은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오명을 벗기 위해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합하여 만든 기금으로, 일본 문화 강국의 목소리를 높이는 선봉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 언어, 음식, 복장, 전통양식, 스모 심지어는 사무라이 정신까지 조직적으로 해외에 알리는 것이다.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가장 존경하던 영화감독으로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를 든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거장으로 그의 영화의 결투 장면은 영화사에서도 명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 감명 받은 조지 루카스는 그의 영화 스타워즈에서 검술액션을 시도했고 복장, 광선검 등의 일본의 문화를 베낀 것이다. 

일본 사무라이 검도 동호회가 유럽에는 많다. 프랑스의 동호회만 해도 몇 천개 될 것이다.  일본의 문화에 대하여 소개하고 책으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서양인들에게 많은 호감을 주는 것이다. 일본 재팬파운데이션은 정부가 출연하지만 운용은 민간이 하는 것이 특색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조직이 있으나 공무원 조직의 틀 안에 있어 자율성과 창의성이 의심받는다.

워싱턴 한국 총영사에 한식 요리사가 들어간 것이 불과 몇 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으로 음식만큼 중요한 것이 없지 않은가? 우리의 문화에 대한 인식과 홍보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Q: 문화에 자생력을 주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여 지는데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업문화 예술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세미나’의 주된 안건은 무엇인가?

문화예술에 온 국민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정부의 일방적인 재원을 통한 확대보다는 민간의 참여가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로 보면 개인 기부보다는 법인 기부가 훨씬 많다.

세미나에서는 경기침체기에 문화예술에 대한 민간 지원을 유도하고 법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 기업의 사회적 기부행위에 대해서 세제혜택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문화접대비의 초과지출 요건에 대한 제도의 활성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한 마디로 문화를 살리는 경제 경제를 살리는 문화의 세미나였다.

Q: 한국메세나협의회의 주요활동은?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위한 협의회는 다음 세 가지 주요 활동이 있다.

첫째,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을 알리며 결연을 위한 세미나 개최, 자료 발간을 한다.

둘째, 찾아가는 메세나로 현재 1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기업문화로부터 소외당하는 계층을 직접 찾아가 아이들에게 교육과 공연을 하는 것이다.

셋째, 11월경에 메세나 대회를 열어 문화 기여하는 기업에 대한 시상과 관련 컨텐츠 개발을 한다. 예술 워크샵을 실시하고 국가가 법과 제도로 후원하도록 하며, 문화 예술에 대한 홍보 강화를 하고자 한다.

Q: 문화와 스토리텔링은 서로 땔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화예술 강국이 경제 강국이 되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영국에서는 자체적인 스토리텔링 클럽이 3,000개가 넘는다. 동네별로 자발적으로 참석하여 서로 소설, 토론, 시 문학 등을 이야기하면서 무한한 창의성을 펼친다. 

여기서 나온 이야기들이 추후 베스트셀러가 된다. 해리포터 등을 포함한 영국 문화 산업의 원동력이 여기에서 나왔다. 영국은 문화부 내에 해리포터 전담부서를 두고 스토리텔링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Q: 투자활성화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의식주가 높아갈수록 좋은 공연에 대한 욕구가 늘어날 것이며 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면 정부가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문화 복지가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사회적 갈등은 먹고 살기 힘든 것보다 더 어렵지 않은가?  상대적인 빈곤이 문제인데  갈등 증오심 집단적 불안감 등을 문화가 해소해 줄 것으로 판단한다.

Q: 기업이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공헌의 실현'이 첫 번째이고 그 다음이 '마케팅 측면'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문화 교육을 시켜준다면 집중력과 판단력 정서적으로 높아져 두뇌 발달에 기여할 것이다. 문화예술이 보다 낳은 의식주를 해결해 줄 것이다. 메세나협의회는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공연이 연간 100회를 넘기는 등 사회의 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에 노력하려고 한다.

문화산업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정부 기업 국민들의 사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