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슈앤이슈|광역학군제 VS 학군프리미엄, 승자는?

새학기를 맞이하여 학군이 좋은 지역의 아파트가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교육여건이 좋은 곳에 대한 이주를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주택을 구매할 때 주변의 학군을 고려하는 수요자는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학군이란 학교와 학원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으로 명문대학의 진학률이 높고, 전문성을 갖춘 교육환경이 갖춰진 지역으로 인근 아파트 보다 좀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곳을 뜻한다.

즉, 학군 프리미엄이 등장하게 된다. 내년부터 광역학군제가 실시되고,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자립형 사립학교의 등장으로 새로운 학군이 등장하면서 학군프리미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최고가의 부동산시장을 자랑하는 강남지역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학군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와 광역학군제가 학군프리미엄을 잠재울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학군프리미엄은 존재하는가 

자녀의 초.중.고 입학을 앞두고 있는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어떠한 곳으로 거주하고 싶은가?” 란 질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안양시의 이미숙 주부(42)는 “기본적으로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와 사교육문화가 잘 형성된 곳이죠.” 라고 답하고 있다.

한때는 이런 말까지 오고갔다고 한다. “아이들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 가니 효자노릇을 한다.” 즉, ‘학군이 좋은 곳에 이사해서 살다보니 자녀의 대학 진학률도 높아지고, 집값도  오른다.’란 말로 풀이할 수 있다.

향후의 시세차익과 자식의 교육으로 1석 2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 기업에서는 학벌의 차별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분위기는 출신학교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달라진다는 학벌 중심의 인식이 뿌리잡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7년 개인입시학원의 매출액은 4조 9,727억 원으로 전년대비 20.3%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수는 4만 2,967천여개로 이중 80%는 집값상승이 두드러지는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군이 좋은 지역은 사람이 모이면서 주변의 문화 시설이 형성되고, 결국 더 살기 좋게 변화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군프리미엄이 나오게 된다.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도 교통. 환경. 학군을 본다. 이러한 조건을 반영하듯 초·중·고가 밀집되어 있는 주변 아파트는 항상 관심을 받고 있다.

온나라부동산투자연구소의 김낙현 대표는 “학군이 형성된 지역은 잠재적인 부동산대기수요가 항상 존재하고, 투자성·편리성·환금성까지 누릴 수 있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특화된 학교의 등장으로 주변 집값이 상승한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 목동의 하이페리온Ⅰ·신시가지7단지·월드메르디앙 등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주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목동 내 다른 곳보다 유독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공인중개업자에 K씨에 따르면 “올해 목운초등학교가 개교되면서 영어특화시범학교로 지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주변 아파트 전세가 상승을 가져왔다.”라며, 집값 상승의 배경을 설명했다.

학군프리미엄 잠시 주춤?

학군이 좋은 곳은 여름철이나 겨울철 방학기간 동안에 학생들에 대한 이주수요 및 매매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대한 전세가격이나 임대가격 또는 매매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학군프리미엄에 의한 집값 수요의 밀집현상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지난 겨울방학시즌을 살펴보면 ‘맹모삼천지교의 열풍은 사그라지는 것이 아닌가’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명문학교와 대형학원이 밀집된 서울 강남, 양천(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의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스피드뱅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전세는 1,000만원의 하락세를 보인 1억 9,000만 원~2억 4,000만 원선에 시세를 보였다. 112㎡의 경우 매매가는 7,500만 원 하락한 9억~10억 1,000만 원선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방학이면 전세수요가 폭주하여 상승세를 보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경우에도 신시가지 181㎡ 전세값이 3,000만 원 하락하여 3억 4,000만 원~4억 5,000만 원을 형성하였으며, 강북 지역에선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주공 5단지 102㎡ 매매가도 4억~5억 3,000만 원선으로 2,500만 원 하락했다.

동 기간동안의 매매변동률은 강남 -2.57%, 노원 -0.79%, 양천 -1.50%로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세도 강남 -3.28%, 노원 0.79%, 양천 -1.44%로 서울평균(-1.22%)보다 낮은 마이너스(-)변동률을 나타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가 학군으로 유명한 지역도 경기침체에 맥을 못추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낙현 대표는 “학군이 좋은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이 교육정책의 변화라든지 여러 가지 영향들을 지켜보고 그 이후에 지역을 선택하려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라며, “학군프리미엄에 의한 가격상승은 지속되지만 그 폭은 둔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육정책의 변화 학군프리미엄 사라질까?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학자율화·고교자율화·영어 공교육화 등 3대 교육정책에 의해 교육에 의한 지역 간 격차는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교육특화 정책으로 국제중학교가 전국에 4개, 서울에 2개가 개교했다. 그리고 최근 논란 끝에 국제학교로 인정받은 강북구 미아동의 영훈중학교는 올해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고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주변 중개업자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지역이 10~20% 집값이 하락했지만 이곳은 영훈중학교의 국제학교 지정으로 인해서 하락률이 가장 적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근 노원구 하계동에서도 국제고등학교가 추진중이다.

김낙현 대표는 “기본적으로 노원구 중계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아파트 가격이 20~30%, 많게는 40~50%정도 비싼 지역 중에 하나다.” 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대표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학군 자체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에 따라 학군 자체가 수준이 높다. 또한 학원이라든지 사교육적인 인프라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월등히 좋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점이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고 분석했다.

이처럼 교육정책의 변화에 따라 신흥 8학군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면 강남 8학군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2010 광역학군제 시행’ vs 8학군 ‘덤벼봐’

학군프리미엄은 여러 작용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학군이 잘 형성된 곳은 주변의 편의시설 및 사설학원 등 탄탄한 기반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광역학군제가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광역학군제란 주민등록상 거주지 안에서 학교를 옮기는 것이 아닌 다른 지역의 학교도 원하면 지원을 하고 다닐 수 있는 제도다.

서울시 교육청은 2010년 광역학군제를 도입하겠다고 2007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중학생이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2010년부터 서울지역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 할 경우 신입생의 50~60%는 희망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즉, 강남 8학군에 진학하기위해 무리하게 강남지역으로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발표된 이 제도는 발표 이후 강남과 목동의 전세 시장이 잠시 하락하는 현상도 보였다.

정부는 “학군 수요에 따라 집값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광역학군제가 실시되면 굳이 집값이 비싼 강남이나 목동, 중계동쪽으로 이주할 필요가 없고, 집값상승에 탄력을 주었던 영향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당십락

‘일당십락’이란 말이 있다. 8학군 지역을 일컬어 한 때 유행했던 말이다. 이 말 뜻은 ‘집과 학원 그리고 학교가 반경 1km 내에 위치해야 명문대에 진학 한다.’는 뜻이다.

즉 학군이 잘 갖춰진 8학군 지역에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자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인기지역의 학교에 학생이 정원 초과되면, 인기지역의 거주 학생 중 일부 학생은 집 주변이 아닌 학교에 배정을 받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대구지역은 고교 배정 방식을 전체 정원의 40%는 선지원 후 추첨 방식, 나머지 60%는 통학시간을 고려한 지리정보시스템(GIS) 방법으로 배정했다.

문제는 통학시간을 고려한 배정에서 일반 통념과 달리 범어동과 황금동, 만촌동 거주 학생 중 집 주변이 아닌 학교에 배정받은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교육환경에 의해 집값이 영향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쉽지 않지만, 지켜만 보고 있기에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학생 의지와는 상관없이 많은 지원이 필요한 비극적인 한계일 뿐이다.

2010년 광역학군제 도입으로 인해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자녀의 교육을 마쳐도 될지, 아니면 여전히 학교와 학원 등 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해야 할 지 고민이 앞설 것이다.

정부의 광역학군제 도입과 강남북간 교육인프라의 균형으로 교육프리미엄에 의한 집값이 안정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