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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버블세븐 지역 경매 ‘쓰나미’

상반기 경매시장은 불황의 태풍이 지나간 잔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경매 물건이 폭증했는데, 불황의 직격탄을 입은 ‘버블세븐’은 경매시장에 ‘버려진 세븐’이었다.

7일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분당과 용인, 양천구(목동), 동안구(평촌)의 올 6개월간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이미 작년 1년치를 넘어섰다.

그 중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분당이다. 상반기 모두 473건이 경매 진행됐다. 작년 같은 기간 12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치며, 작년 한해 동안 경매 진행된 총 건수인 432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용인 아파트의 경매 건수 증가폭도 놀랄만하다. 올해 6월까지 1,083건이 경매 진행됐는데, 작년을 통틀어 900건에 지나지 않았다. 월별 증가세가 가파른 이곳은 작년 6월만해도 63건에 불과했던 것이 하반기부터 100건을 넘어서더니 지난달인 6월에만 220건이 경매 됐다.

목동을 포함한 양천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동안 280건의 아파트가 경매됐는데 이는 작년 12개월의 총합인 271건과 비슷하다. 평촌이 속한 동안구 역시 6개월간 311건으로 작년 전체 합인 291을 웃돌았다.

강남3구도 충격이 만만치는 않았다. 6개월간 687건 경매된 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는 작년 전체인 1076건에는 못 미치지만 작년 상반기의 수치는 올해 4개월 만에 이미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월별 경매건수가 줄곧 늘고 있는데, 지난 한달간 경매된 134건은 2005년 2월 138건을 기록한 이후 4년4개월 만에 월별 경매건수로는 최고치다.

경기 침체로 올해 경매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국보다는 수도권의 증가폭이 크고, 특히 버블세븐지역이 압도적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버블세븐 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경매 물건이 급증한 이유는 투자수요의 비중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며 “투자자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취득했지만 경기침체로 매수자를 찾을 수 없고 시세마저 하락하면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다급해진 금융권이 기다려줄 여력이 없어 경매로 처분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강팀장은 하반기에도 경매물건은 증가하겠지만 그 폭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상 최저수준인 저금리에 따라 채무자들이 버틸 여력이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로 경매시장이 붐비면서 경매물건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