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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권리금이 높다고 해서 점주들이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1일 점포거래정보업체 점포라인(www.jumpoline.com)이 올해 4월부터 8월 중순까지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매물 6533개를 분석한 결과 점포별 권리금과 월 수익 간에는 이렇다 할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 평균 권리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1억4263만원의 종로구였지만 점포별 평균 월 수익이 가장 높은 곳은 1486만원의 구로구였다. 종로구 점포의 평균 월 수익은 1208만원에 불과해 구로구는 물론 권리금이 8789만원에 불과한 도봉구(1232만원)보다도 낮았다.
최근 들어 권리금이 많이 오른 마포구도 마찬가지다. 마포구 점포의 평균 권리금은 1억3151만원으로 종로구 다음으로 높았지만 평균 월 수익은 1329만원으로 권리금이 1억 원을 간신히 넘은 영등포구(1386만원)보다 50만원 이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촌 상권이 버티고 있는 서대문구 역시 이 같은 양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서대문구 점포는 1억1541만원의 평균 권리금에도 불구하고 평균 월 수익이 1141만원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이 밖에도 서초구, 송파구, 광진구 등 주요 상권이 포진한 지역의 점포들도 이들 지역보다 권리금이 낮은 금천구, 영등포구, 강서구에 비해 낮은 월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 수익과 권리금 사이에 이렇다 할 연관성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점포의 권리금 책정 기준이 해당 점포의 수익성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다소 의외의 사실이어서 주목된다. 그간 업계에서는 월 매출에서 마진율 등 원가를 제외한 월 수익을 기준으로 권리금을 책정하는 것이 관례처럼 통용되어 왔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점포 권리금이 높으면 수익성도 당연히 좋을 것이라 믿는 창업자들이 많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며 “글로벌 불경기로 인한 국내 소비침체 등 외적 요인으로 점포별 매출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매출 감소폭의 차이는 점주 역량과 영업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점주 역량은 개인차가 큰 만큼 언급하지 않겠지만 영업 환경의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소지가 충분하다”며 “단적인 예가 매달 지출되는 월 임대료”라고 말했다.
점포 권리금이 높은 지역은 평균 월세 역시 높은 수준에서 책정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점주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별 평균 월세를 조사해 본 결과 종로구 자영업자들은 점포 면적 1㎡당 7만5619원, 강남구 자영업자들은 1㎡당 7만628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평 점포일 경우 매달 380만 원 가량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중구와 서초구의 경우 1㎡당 6만원 선, 서대문구 마포구 관악구가 1㎡당 5만원 선의 임대료를 매달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낮은 권리금에도 좋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도봉구, 동대문구, 구로구 등 지역은 대체로 1㎡당 3만원 선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로구 임대료의 절반 수준이다.
정 팀장은 “임대료가 비싼 A급 상권보다는 권리금과 임대료가 저렴한 B급 상권의 좋은 입지를 찾아 소비자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킨다면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