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7일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에게 직접 입장을 밝힌다. 지난 9월 초 정운찬 총리 지명자가 수정론을 제기하며 촉발된 세종시 논란의 해결을 위한 최고책임자로서의 정면돌파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밤 10시부터 100분간 MBC가 주관하는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종시 수정 추진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민생현안, 경제상황 등 국정현안과 국민의 관심사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발표했다.
27일 '국민과의 대화'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참모들 사이에서 대통령이 직접 논란의 중심에 나서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부정적 의견이 많았으나,이 대통령의 생각이 워낙 확고했다고 한다.
대국민 설득에 직접 나서는 이 대통령의 콘셉트는 '진정성'이다. 이 대통령은 평소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이해 관계와 욕심이 없고 진정성만 있으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세종시 발언에 대한 사과는 대국민 설득을 위해 피해갈 수 없는 요소로,“중도에 계획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 “서울시장 시절엔 반대했지만 기왕 시작된 것은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거 발언들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할 것이고,당시 충청 표심을 의식해 그와 같은 발언이 불가피했음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진심을 부각하며 ‘자신은 더 이상 표를 받을 일이 없는 만큼 누구보다 사심 없이 세종시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원안대로 정부 부처가 이전되더라도 그 시점은 이번 정부 말기쯤 된다. 대충 하는 척하고 넘어가면 욕 먹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참모들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른 지역으로 갈 기업들이 모두 세종시로 몰려간다는 ‘세종시 블랙홀’ 논란에 대해선 “다른 지역의 산업이 세종시로 갈 일은 없으며 세종시에는 신산업 위주로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번 재산 기부 이후 가장 중요한 발표가 될 것"이라며 "일방적 성격이 강한 담화문이나 기자회견 대신 TV 토론으로 정한 것도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이 대통령의 목표대로 돌아서지 않을경우,이명박 정부는 임기 중반에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없어 여전히 위험부담은 크게 남는다. 오히려 일방주의가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촛불 정국'때와 같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편,100분간 진행될 ‘대통령과의 대화’에선 이 대통령이 2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전문 패널과 일반 패널들과의 문답이 이어진다. ‘MBC 100분 토론’의 권재홍 앵커가 사회를 맡았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김연희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세 사람이 전문 패널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