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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즈워스, 북미회담 의제 최종조율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에서 10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우리 정부 인사들과 만나 북한 측과 논의할 의제를 사전조율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가지고, 북미대화의 의제와 방향을 최종조율했다.

이 자리에서 위 본부장은 "당신이 한국을 거쳐 (북한으로)가는 것은 참가국간 공조가 긴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말했으며, 보스워즈 대표는 "한국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의도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보즈워스 대표와 위 본부장은 이날 면담을 통해 북미대화에서 예상되는 북한의 태도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참가국 공조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동이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보스워스 대표는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다자회담 없이 광범위한 북미 양자회담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최우선 의제로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을 의제로 꺼낼 것으로 예상돼 회담의 성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보즈워스 대표가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할 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보즈워스 대표는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했으며, 위 본부장과의 회동 이후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도 만나 북핵문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즈워스 대표는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 특사, 러셀 NSC 아태담당 보좌관, 데릭 미첼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과 함께 8일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특별전용기를 이용해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한다.

평양 방북이 끝나면 10일 한국으로 돌아와 회담 내용을 우리 정부에 설명하고, 11일 중국 베이징, 12일 일본 도쿄, 13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