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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硏 “아파트가격 거품 있다”

국내 아파트 가격이 과거 미국,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이전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3일 '국내 주택가격 적정성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주택가격이 주요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장기 추세치를 웃돌고 있어 조정압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연구소는 한국의 물가 대비 아파트가격 상승 정도가 이미 미국 및 일본의 과거 부동산 경기 정점 수준을 넘어섰고,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또한 이들 국가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아파트가격과 근로자가격 연소득을 토대로 2006년부터 3년 간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 2008년 미국과 일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각각 3.55배와 3.7배이며, 우리나라는 6.26배를 기록해 이들 국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IR이 높을수록 가계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연소득을 기준으로 6년 이상이 걸린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주택구입능력지수가 악화하고 가계부채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주택금융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아파트 가격은 장기추세치보다 11.7% 높으며 이러한 현상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과 강북은 각각 31.2%와 23.5% 가량 높다.

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가격은 전국 및 서울 강북 지역은 전(前)고점인 199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강남지역은 전고점 대비 4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주택가격의 조정 압력이 있지만 부동산 비중이 높은 한국 가구의 특성상 명목가격의 급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당기간 동안 명목가격을 억제하고 실질가격을 하락시키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