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지난 주 방송된 KBS 2TV 오락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2’(이하 미수다2)에서는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출입’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날 출연한 가수 신지는 “산부인과에 가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미혼 여성의 경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며 “특히 여자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미혼 연예인으로서 산부인과에 다녀오면 안 좋은 소문이 퍼지기 때문.
이러한 한국의 현실에 반해 외국에서는 미혼여성이라도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국가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미수다2’에서 핀란드 미녀로 출연한 따루는 “핀란드에서는 25세부터 무료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데, 검사 실시 후 눈에 띄게 자궁경부암 환자가 줄었다”며 정기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따루는 “핀란드는 중학교 때부터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교육을 받는 만큼 산부인과 검사를 굉장히 중요시 한다. 핀란드 여성들은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는다”고 말해 한국과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미혼여성들이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꺼리는 한국의 현실은 단지 문화적 차이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들의 건강에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서정식 위원은 “미혼여성들이 산부인과 검진을 꺼리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단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일반적 질염이라도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질염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골반염, 골반염의 후유증인 골반강내 유착으로 인한 불임증, 습관성유산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밝혀진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은 성관계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경우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가장 무서운 부인과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은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결혼 연령은 높아짐에 따라, 임신을 원할 때 자궁 경부의 이상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서정식 위원은 “이러한 부인과 질환으로부터 여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혼여성도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받는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을 돕는 곳일 뿐만 아니라 자궁, 난소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으로부터 여성의 건강을 지키는 병원이다. 미혼여성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은 여성으로서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고자하는 매우 정상적인 것으로, 이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회적 편견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서 위원은 “핀란드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대부분의 소녀들이 초경을 시작하게 되는 중학교 때 성교육과 피임 교육을 철저히 가르치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청소년 시기에 이러한 교육을 실시한다면 불임, 자궁경부암 등 여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자궁경부암이 진행되기 전 조기 치료를 통해 암 예방이 가능하지만, 일단 암에 걸리면 다른 기관에 전이될 수 있고 수술 후에도 방사선 치료 등 항암치료가 필요해 완치가 쉽지 않다.
따라서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년 1회 정도 조기 발견을 위한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다.
서 위원은 “자궁경부암 백신은 청소년기에 미리 접종해 주는 것이 가장 좋고, 이미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나 기혼여성이라도 45~55세까지는 항체형성이 보고되고 있어 가급적 백신 접종을 해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