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를 위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규모가 오는 2012년까지 1200억 유로(1600억 달러 상당)에 달할 것이라고 파실리스 파파디미트리오우 그리스 총리 대변인이 밝혔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 구제금융 프로그램 규모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미 CNN이 30일 보도했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는 지난 28일 “우리가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정확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며 구제금융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작업이 다 될 때까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6개 유로존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일 통화인 유로화의 사멸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주간 그리스는 두 차례의 신용등급 하락을 겪었다.
특히 최근 국제신용등급 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수준인 BB+로 낮췄는데, 유럽국가 가운데 투자부적격 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곳은 그리스가 최초이다.
한 국가의 신용등급 하락은 이 국가가 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데 있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그리스의 상황은 신용등급 하향조치로 인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의 부채는 총 3000억 유로(3490억 달러 상당)로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0년 그리스 정부의 부채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럽 국가 중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28일, 그리스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독일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또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의 안정을 위해 그리스를 지원하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둔 자국 내 상황을 고려해 그리스 지원 반대 여론도 신경써야 하는 복잡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게오르게 아로고스코우피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CNN의 방송프로그램 ‘퀘스트 민스 비즈니스(Quest Means Business)’에 출연해 “독일 납세자들은 그리스가 빚을 갚으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며 “그리스는 절대로 체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