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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동부 강타한 폭우, 28명 목숨 앗아가

미증유의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태로 어수선해진 미국이 남동부를 강타한 폭우로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3일 미국 남동부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한 홍수로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테네시주, 미시시피 주, 조지아 주 케네키 주 등 지역에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폭우가 물러가면서 피해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테네시 주는 1-2일 20인치(50cm)이상의 폭우가 내려 17명이 숨진 가운데 수천명이 대피하고 일부 고속도로가 폐쇄되면서 고속도로에 고립돼 있던 일부 운전자들에게 순찰대가 음료수와 식량을 긴급 공급하기도 했다.

테네시 주 멤피스에는 1일 25cm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데 이어 2일에도 최고 20cm의 비가 더 내렸고 셸비 카운티에서는 해군기지 직원과 연방교도소 재소자 등 수백명이 침수 피해를 우려해 대피했다.

필 브레드슨 테네시 주지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폭우가 계속됨에 따라 주방위군에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주민들에게 범람한 도로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한 뒤 도로와 주택가에 들어찬 물이 빠져나가고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려면 여러 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슈빌 시는 컴벌랜드 강이 이미 홍수 위험 수위 1.8m이상을 넘어섰고 주요 리조트도 침수되는 등 35년 만의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이에 따라 1500명의 투숙객들은 인근 학교로 대피했고 시내 명소도 이재민들의 임시 거주지역이 되어버렸다.

내슈빌 지역 주님 낸시 플레이셔는 “엄청난 폭풍으로 집 근처 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는 것을 보았다”며 “어제는 내 인생에 있어 최악의 하루”라고 토로했다.

내슈빌 남부지역 할페스 강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존 딜런은 “폭우로 키우던 가축 수십여마리를 고지대로 옮겼다”며 “14cm까지 측정이 가능한 우량계를 세 차례나 비워냈다. 비가 41~43cm이상 쏟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 미시시피주에서도 6명이 2일 북부지역 벤튼 카운티와 라파예트 및 유니언 카운티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켄터키 주에서는 고속도로를 덮친 홍수로 주 전역의 300여개 도로망이 마비상태이다.

스티브 베쉬어 켄터키 주지사는 3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남동부를 강타한 폭우는 3일 새벽 애틀란타 등 조지아주까지 확대되어 일부 지역에 홍수를 유발했고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의 일부 항공기들은 지연 운항됐다.

또 폭풍우가 서진함에 따라 켄터키 중부지방과 인디애나 주 남부 지방에 홍수 주의보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