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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금통위서 사라진 '당분간' 문구

12일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그동안 줄곧 써왔던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 중 '당분간'이란 단어를 삭제한 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발표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가 없었더라면 5월 금통위는 근래 가장 치열한 논쟁의 자리가 됐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올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이날 한은이 내놓은 '통화정책 방향'이나 회의 후 김중수 총재의 간담회를 보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앞서 김 총재는 "국내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남유럽 위기 등 여전히 불안요소가 잠재돼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많은 기자들의 관심은 '당분간'이란 단어가 빠졌다는 사실에 집중됐다.

보통 그동안 한은에서 통상적으로 써오던 '당분간'이란 문구는 3~4개월 정도를 의미했다.

이에따라 오는 7~8월경이 금리인상 시기로 봐도 되겠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김 총재는 "'당분간'은 언젠가는 빼야 할 단어이고, 정확한 시점을 밝히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라는 답으로 일관했다.

김 총재는 또 "경제란 가변적이고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며 "그러나 한 가지로 예측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확한 금리인상 시점을 밝히지 않는 점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김 총재의 발언과 금통위의 발표를 종합해 보면,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했지만 해외 불안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