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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본격적 물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한국의 경기회복으로 올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거시정책은 물가안정에 보다 중점을 두고 물가 불안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DI는 이날 `최근 우리나라 물가의 특징 및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통해 "위기 시에는 경기안정이 중요한 정책적 관심사였으나 현재는 물가안정에 대한 상대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중장기 차원의 물가안정 기조를 지속하기 위한 정책적 관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KDI는 "한 국가의 물가수준은 통화 공급과 수요의 상대적 비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을 초과하는 통화증가는 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며 "2008년 이후 경제위기 영향으로 화폐유통속도가 비교적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어 통화와 물가 관계가 불확실해 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과거에 비해 안정되고 있으나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물가는 한번 올라가기 시작하면 내려오기 힘들고 일단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기 힘든 등의 관성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하락했었던 통화유통 속도가 다시 상승하면서 통화량의 증가가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통화 증발 요인은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약 1~2년 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장기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본원통화 증가율이 1~3년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률과 정(+)의 관계를 보였는데, 최근 본원통화 증가율의 빠른 상승이 향후 잠재적 물가불안이 될 수 있다"며 "2008년 이후 화폐유통속도가 급속히 감소해 물가 상승압력을 완화시켰지만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유통속도도 점차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유가의 10% 상승은 1분기 시차를 두고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상승시키고, 원.달러 환율 10% 상승은 해당 분기의 근원물가 상승률을 1.2%포인트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KDI는 "금융위기가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잠재성장률을 실제보다 높게 잡을 경우 거시정책을 확장적 경향으로 유도,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 격차 줄이기보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KDI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9%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았던 5.5%보다 0.4%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은 4.4% 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