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 3일째 폭등세를 이어갔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4원(1.71%) 오른 1214.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5일 종가 기준인 1218.5원으로 마감된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환율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67.90원이나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연휴 기간 역외환율 급등을 반영해 18.80원 오른 1,212.9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오전 10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앞두고 1,220.0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담화 발표 뒤에는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1,21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더해지면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문 발표 이후 역외세력이 롱스탑(달러 손절매)에 나서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은 유럽과 달리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천안함 사태가 남북 간 극한 대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원화값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달러당 원화값이 1100원대 초반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정환 외환은행 딜러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급등했던 환율도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며 "하지만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유로존 위기가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지면 시장이 단번에 잠잠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시장 불안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 원·달러 환율 최고점은 1220~1240원 사이가 될 것을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