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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사업 포기를 결정하며 그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LH측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연기할 구조조정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전국적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재검토 지구’로 지정된 사업지구에서는 주민 반발이 극에 달하는 등 큰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지만 LH는 재정상황상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LH가 상당부분진행되던 사업까지 포기하는 일은 공기업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재무 부실에도 불구, 수익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니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기때문.
이와 관련 LH측은 “공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라며 “성남 재개발의 경우 사업성이 악화돼 그 부담이 고스란히 권리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자기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안양모 구역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며 LH와 주민간 소송대란이일어난 바 있고, 성남 재개발의경우에도 당초 사업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LH의 사업강행 의지로갈등이 심화된 바 있어 민간기업보다 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번 LH의 사업포기는‘자기 몸 사리기’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LH가 무책임한 자세로 ‘공기업의 횡포’를부리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무부실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돈이 없으니 사업을 못하겠다고 선언하기 전에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공기업인 LH가 해야 할 선결 과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