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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 갈수록 태산…악성 미분양규모 24조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성남 구도심 재개발사업 포기 결정 이후 사업 재조정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LH의 토지·주택 미분양 규모가 무려 2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LH에 따르면 7월 현재 LH의 토지, 아파트 등 미분양 부동산 규모는 총 23조6천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는 LH의 총부채 규모인 118조원의 20%에 해당하는 범위로 재무안정화를 위해선 미분양 토지·주택을 서둘러 처리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분양 토지·주택 가운데 공공택지 등 악성 미분양 규모가 전체의 87%인 20조6천억원으로 나타나 LH의 자금사정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LH의 미매각 토지는 지난해 10월 초 통합공사 출범 초기 약 17조원 규모였으나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해 3조6천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중 아프트가 새로 지어지게 되는 공동주택용지의 미분양이 11조1천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상업용지 미분양도 4조원으로 나타났다.

LH의 미분양 토지·주택 급증은 지난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이 거래 자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LH관계자는 “LH로 통합 이후 신규 택지개발 사업을 올 스톱했음에도 미분양 토지가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건설사의 계약해지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미분양 토지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안 좋은 게 사실이다”며 “무이자할부나 토지리턴제, 선납할인제 등의 판촉활동 강화를 통해 자산매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LH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며 악성 미분양 규모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일며 사업 재검토와 함께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부동산컨설턴트는 “LH의 총부채 액인 118조원은 단편적인 수치일 뿐”이라며 “미분양사태는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던 LH가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총부채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먼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 아파트 미분양도 ‘뇌관’

한편 토지 미분양 외에도 아파트 미분양은 1만2천여가구로 부채액으로 환산하면 3조8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경기침체가 장기조정국면으로 돌입하며 매매가격이 큰 폭 하락했고 실거래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론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서울 마포에 주상복합 250여가구의 미분양이 남아 있고, 경기도 오산 세교(900여가구), 안산 신길(190여가구), 인천 서창(1천200여가구) 등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경기 침체로 LH가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에서 분양한 펜트라우스는 84㎡형은 최고 6천500만원, 115㎡형은 9천100만원을 할인가로 다시 분양하는 등 매매가를 대폭 낮췄지만 실거래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별로 5년 무이자 대출이나 층·향별 분양가 차등 적용 방식 등을 도입해 사실상 분양가를 낮추는 등 거래 유도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악성 미분양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건설경기가 회복돼지 않으면 매매가 쉽지 않고 LH의 미분양 규모에서도 가장 큰 폭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시급히 처리하지 않으면 LH의 부실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부연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