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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오픈프라이스 정착 미흡"…10곳 중 8곳 가격표시 안해

지난달 빙과류, 아이스크림류 등에 적용된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7월 13∼1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SSM), 동네 슈퍼마켓, 편의점 등 총 32개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빙과 및 아이스크림류 7종의 가격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매장의 절반 이상이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일반 슈퍼마켓의 경우 조사대상의 83.3%(12개 중 10개)가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고, 편의점도 전체 8개 중 6개(75%) 점포에서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SSM은 8곳 중 7곳이, 대형마트는 모든 매장이 판매가격을 표시하여 비교적 가격표시가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사대상 빙과 및 아이스크림류 7종의 판매가격은 모든 품목에서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차이가 가장 컸던 ‘돼지바’의 경우 북가좌동의 SSM에서는 350원에 판매했지만 응암동의 일반 슈퍼마켓은 900원에 판매하여 2.6배 비쌌다.

조사된 판매가격을 이전 권장소비자가격과 비교하면, 최저 35.0%에서 최고 114.3%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업태 별로는, 일반 슈퍼마켓의 경우 점포별 가격차이가 크고 대형마트나 SSM의 경우도 업체 간에 가격차이가 발생해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제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었다.

일부 품목의 경우, 같은 상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용량이 약간씩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삼강 ‘돼지바’와 롯데제과의 ‘월드콘’은 대형마트 등 일반 소매점에서 각각 80ml와 160ml 제품이 판매되지만, 편의점에서는 각각 5ml 많은 85ml와 165ml 용량의 편의점 전용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운영 중인 가격비교사이트인 티-프라이스(http://price.tgate.or.kr) 등을 통해 소비자정보 제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픈프라이스 제도는 제조업체가 가격결정에 개입하는 것을 막고 유통업체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 조사에서 보듯 판매점포 간 가격 차이가 크고, 같은 품목에서도 생산 시기나 유통채널에 따라 용량에 차이가 날 수 있어 소비자의 적극적인 가격정보 탐색 활동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