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의 회복 기조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8월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후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2.00%까지 낮춘 뒤 16개월 동안 동결하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숨 고르기 정책으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통화당국 의지가 엿보인다. 아울러 미국, 중국의 경기성장세 둔화 등 대외적인 악재도 고려됐다.
◆ 대외 경제상황 “주시하겠다”
김 총재는 “대외경제의 불안이 커져 면밀히 살펴보겠다”면서도 “수출이 잘 되고 있고 내수도 살아나고 있어 우리 경제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며 고용 개선도 경기 확장세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둔화하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위험은 별로 없다는 것이 주요 국제기구와 중앙은행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라며 “중국은 더 성장할 여력이 있어 큰 어려움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장 예상도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환율이 하락세이고 아직까지 물가가 안정적이기 때문.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올 1월 3.1%에서 3월 2.3%, 5월 2.7%, 7월 2.6%을 기록, 2%대 중후반의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 하반기 인플레 압력
일단 기준금리가 동결되긴 했지만 연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앞으로 경기 상승세 지속으로 GDP갭이 확대되면서 수요압력이 증대되고 일부 공공요금 인상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도 가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견조한 성장 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한 두 차례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가 0.25~0.50%포인트(2.75%까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9월 ‘금리 인상’에 무게
김 총재는 이날 한은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석효과와 기준금리 인상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추석이 통화정책 판단의 결정 변수는 아니다”고 밝혀 9월 금리인상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증권도 이날 리포트를 통해 경기가 확장되고 물가가 오르는 등 국내 요인만 보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명분은 충분했지만, 미국 경기 둔화에 우려로 간밤 미 통화 당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