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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했던 삼성 창업주의 손자 이재찬씨의 삶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손자인 이재철 전 새한미디어 사장이 투신 자살로 보이는 사인으로 18일 생을 마감했다.  삼성가내에서는 200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인 이윤형씨가 미국 유학중 자살한 데 이어 두번째 일이다.

이재찬씨는 삶의 막바지는 외롭고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가족과 떨어져 5년동안 월세집에서 홀로 생활했다. 주변에서도 이씨가 삼성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증언할 정도로 철처히 고립된 삶을 살았다.

이재찬씨의 삶은 삼성에서 분가한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몰락한 새한그룹의 운명과도 비슷했다.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에 나선 이재찬씨의 선친인 이창희 회장은 마그네틱미디어코리아사와 특수세라믹사를 통합해 새한미디어를 설립, 독자운영에 나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창희 회장은 1991년 지병인 백혈병으로 58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망해 재계 인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창희 회장 사후 새한은 부인 이영자씨를 회장으로 장남인 이재관씨를 부회장으로 선임한 97년 새 CI를 선포하며 독립그룹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경영위기를 겪고 만다.

2000년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해 채권단에 의해 ㈜새한 계열과 새한미디어 계열로 나눠진 후 새한은 99년 일본 도레이사와 3대7 합작을 통해 도레이새한으로 재출범 했다.

결국 형인 이재관 부회장도 2003년 분식회계를 통한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 되면서 경영권까지 상실하게 됐고 현재 회사는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이재찬 씨는 고 이창희 회장의 4남 1녀 중 차남으로 1983년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1989 미국 디트로이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새한미디어㈜ 부사장을 거쳐 1997년 새한미디어 사장 및 새한그룹 생활서비스부문장을 지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룹을 떠났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 선희 씨와 결혼한 재찬씨는 경기도 새한그룹을 떠난 후 일산 등지에서 개인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종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