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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홍익 초중고 이전 부지를 두고 홍익학원과 인근 주민들이 법정 공방으로 치닫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성미산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홍익 초중고 건설 승인 취소 및 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 소송까지 간 배경에는 양측 간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에 벌목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들과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이 충돌했는데 한 용역업체 직원이 전기톱으로 저지하다가 주민의 아킬레스건을 절단되는 사소가 발생해 해당 직원이 불구속 입건됐다.
분쟁의 시발점은 홍익대와 홍익 초중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지난 5월 서울시교청으로부터 학교 이전 건축 승인을 받고 공사를 착수할 때 이었다.
지난 2005년 학교법인 한양학원으로부터 성미산 부지를 매입한 홍익학원은 홍익대 캠퍼스를 빌려 홍익 초중고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진행했다.
홍익 초중고는 학교건물이 낡고 협소하고 학교 인근 홍익대 주변 유흥가로 인해 학생들에게 교육상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교육여건이 열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성미산 부근을 학교 부지로 선정해 이전 계획을 준비했고 학교 공사까지 추진했다.
그러나 성미산 인근 주민들이 "서울을 통틀어 10% 남짓 남은 비오톱 1등급 지역이고 마을의 중심인 성미산을 훼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홍익학교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학교를 이전하고 성미산을 생태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주민들은 공사현장 인근에 세 달째 텐트를 쳐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문치웅 성미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성미산이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홍익 초중고가 들어서면 주변 학생들이 안전권이 침해되고 사립학교와의 위화감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비오톱 1등급 개발을 금지한 서울시 조례 시행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서둘러 이전이 승인된 이유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홍익학원 측이 평지인 대체 부지를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대체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면 이미 훼손된 면적 안에서 규모를 줄여 신축하는 것을 합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익학원 측은 "성미산대책위로부터 제시한 대체 부지를 고려한 바 없다"며 "이미 승인된 부지를 축소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법한 인허가 과정을 거쳐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학생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등하교시간에 안내 도우미를 활용하면 위험하지 않다"며 "성미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화해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만여 평의 부지를 서울시에 제공했고 학교부지는 성미산 남쪽 자락 4%정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시스)